(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지역 중소은행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는 편이지만 해당 은행채의 금리 스프레드는 꾸준하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서 스프레드가 더욱더 뛰고 있는데, 이는 당국의 규제 가능성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16일 연합인포맥스 'IHS마킷 해외채권서비스(화면번호:4010)' 등에 따르면 헌팅턴 방크셰어즈의 은행채 금리 스프레드(국채 대비)는 지난 위기 이전 대비 많게는 10배까지 폭등했다.

비슷한 자산 규모로 은행채 잔액 규모가 상당한 M&T 은행의 채권 금리 스프레드도 위기 이전보다 10배 가까이 뛰었다.

M&T 은행채(2099년 12월 만기) 금리 스프레드. 단위: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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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스프레드가 이달 들어서도 계속해서 확대되는 데는 당국이 중소형 은행을 대상으로 새로운 규제 시행을 검토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연방 규제 당국은 중소형 은행들에 장기 채권을 추가로 발행하는 것을 압박하고 있다. 장기채 발행은 시스템적으로 중요하다고 인식되는 거대 은행들과 비슷한 수준의 요구 조건이 적용된다.

당국이 장기채 발행을 강조하는 것은 은행이 부실해질 경우 자본으로 전환할 수 있는 부채의 완충지대를 키우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국민 세금을 들여 자금을 지원하는 구제 금융의 필요성도 줄일 수 있다.

다만, 중소형 은행들로서는 자사 채권의 수요가 거의 없는 시장에 채권을 강제로 매각해야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됐다.

자산운용사 뉴버거버먼의 은행채 선임 애널리스트인 앤드류 아베스만은 "많은 전문가가 지역 은행이 과거처럼 수익을 낼 수 없을 것이라 평가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은 지역 은행들에 부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은행채의 높은 금리 스프레드가 당장의 차입 비용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동시에 지역 은행들이 새로운 규제가 적용된 이후 채권이 아닌 예금을 통해 상당수의 자금을 조달한다면 규제의 즉각적인 영향은 제한될 수도 있다.

그런데도, 많은 은행이 이미 기존의 예금 고객을 붙잡기 위해 예금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에서 차입 비용이 추가로 늘어나는 것은 분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헌팅턴의 경우 지난 1분기 말 현재 이자 또는 배당 수익 자산이 1천690억 달러로, 채권 잔액 규모는 88억 달러에 달한다.

이 은행의 10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위기 이전 대비 140bp 확대됐는데, 헌팅턴이 기존에 발행한 채권을 150bp의 이자를 추가로 지불하는 신규 채권으로 대체할 경우 연간 순이자 수입이 약 1억3천만 달러 깎이게 된다.

바클레이즈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헌팅턴이 예상되는 당국 규제를 따르기 위해 60억 달러의 신규 채권을 발행해야 할 수 있다"며 "현재 금리로 채권을 발행한다고 가정하면 추가적인 마진 악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헌팅턴이 10억 달러 정도의 채권만 발행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 은행이 장기간에 걸쳐 채권을 발행하도록 규칙을 세워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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