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디스플레이.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요 산업 중 하나죠.
지금은 중국에 밀리기는 했지만, 세계 1등 자리에 오르기도 했고요. 그런데 우리나라 'K-디스플레이'. 여전히 혹한기에 있다고요.
[기자]
반도체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디스플레이 산업.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TV와 IT 제품 수요 부진 여파로 여름이 다가오는데도 여전히 겨울 속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디스플레이 대표 기업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만 영업손실이 1조원을 넘었는데요. LG디스플레이의 영업손실 규모가 분기 기준으로 1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해는 창사이래 처음으로 연결기준 2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습니다.

전방 산업 부진으로 패널도 안팔리면서 수익성이 악화했고요. LCD 패널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대규모 영업손실을 보였습니다.

LCD사업을 접었던 삼성디스플레이도 OLED TV 주요 시장인 유럽 등 선진국 경기 부진으로 OLED 수요가 위축되면서 수익이 줄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7천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습니다.


[앵커]
디스플레이 회사들의 실적이 악화하는 추세네요. 이 때문에 신용등급도 영향을 받았다고요.
[기자]
지속적이고 대규모로 적자를 내면서 LG디스플레이도 신용등급 하락 여파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하나죠.
한국기업평가는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을 기존의 'A+'에서 'A'로 내렸습니다.

한기평은 전방 수요 회복이 늦어지면서 매출이 급감하고, 대규모 영업손실이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고요.
저조한 패널 수요와 재고 관리를 위한 가동률 저하로 고정비 부담도 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LG디스플레이의 순차입금 규모는 13조3천억원까지 급증했고요. 부채비율은 248%까지 상승했습니다.

한기평은 대규모 영업 적자에 따라 투자를 위한 자체 재원 마련이 어려워 당분간 과중한 재무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차입금 부담이 지속될 경우 추가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있다고도 경고했고요.
[앵커]
디스플레이 상황이 썩 좋아보이지는 않네요. 그래도 OLED가 국내 디스플레이의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고요.
[기자]
경기 침체로 디스플레이 시장이 어렵기는 하지만, 시장이 LCD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약간 어렵지만 OLED가 미래 디스플레이 주력이 될 것으로 예상되거든요.
2010년대 중반 이후 LCD는 패권이 사실상 중국으로 넘어갔잖아요.
이에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LCD 사업 비중을 빠르게 줄이는 한편, OLED 시장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형 OLED 부문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부문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우수한 기술 경쟁력과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중국 기업과의 초격차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앵커]
OLED 시장도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요.
[기자]
수요 회복 지연에 따른 디스플레이 업황 부진에도, 디스플레이 내 OLED 점유율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촉발된 비대면 트렌드나 IT기기 확대 흐름 자체는 이어지고 있거든요.
이 때문에 고화질을 구현할 수 있고, 다양한 전자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OLED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OLED 채택률이 지난해 41.5%에서 내년 46.6%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요.
TV나 태블릿, 노트북 등의 OLED 채택 비중도 지난해 평균 2.1%에서 올해 3%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마트폰에서는 수년 전부터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최상위 스마트폰 업체들이 스마트폰에 OLED를 적용함에 따라서 OLED 채용률이 이미 40%를 넘었고요. 지금도 매년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태블릿과 컴퓨터, TV 등에도 활용이 늘고 있는데요.
애플은 내년부터 아이패드 프로 제품에, 2026년과 2027년에는 맥북 프로 제품에 각각 OLED를 적용할 계획입니다.

[앵커]
OLED 시장이 디스플레이 시장의 중심이 되는 것은 필연적으로 보이는데요. 우리나라 LCD를 밀어낸 중국. OLED 시장에서도 맹추격에 나서고 있다고요.
[기자]
중국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LCD 시장을 탈환했습니다.

이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차원이 다른 OLED로 시장을 선점하기는 했으나, 중소형 OLED에서 중국 업체들의 반격이 거셉니다.

중국의 OLED 투자는 중소형 부문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습니다.

국내 업체들의 중소형 OLED 생산능력을 기준으로 한 점유율은 2016년에는 80% 이상이었으나, 지난해는 50% 중반 수준까지 감소했습니다.

다만 단순한 생산 능력과 비교해, 생산품을 시장으로 내보낸 출하량 점유율은 그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수율 안정화 문제와 더불어, 품질 및 기술적 한계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 대비 제한된 고객과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국내업체들은 애플과 삼성전자 등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고, 하이엔드와 플래그쉽 모델용 패널을 포괄하는 폭넓은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업체들은 기술적 한계로 자국 스마트폰 업체를 중심으로 한 라인업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중국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쫓아오고 있어요.
중국 업체들은 자국 정부의 강력한 재정적 지원과 자국 스마트폰 업체의 성장에 기대서 성장해왔습니다.

중국 BOE가 애플에 아이폰용 OLED 패널을 납품하기 시작했고요. 이는 중국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직은 우리나라 업체들이 앞서지만, 지속적 투자를 통해 중소형 OLED 분야를 선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중소형 OLED는 중국의 반격이 무서운데요. TV 등에 쓰이는 대형 OLED 시장은 어떤가요.
[기자]
대형 OLED의 경우 아직 중국 패널업체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대형 OLED 패널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생산능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생산능력을 갖추기 시작했으나 그 비중은 아직 크지 않습니다.

중국 업체가 중소형 OLED 시장에 비해 대형 시장에 소극적인 이유는 몇가지가 있는데요.
첫번째로 대형 OLED 패널 만들 기술이 아직 중국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형 OLED패널은 균질한 '증착 공정'을 진행하는 것이 난이도가 높습니다.

또 아직은 OLED 시장이 성장 단계여서 중국에서 지켜보고 있고요. LG와 삼성 사이에서 따라갈 만한 표준화된 기술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 수 있습니다.

[앵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선제적인 OLED 시장 진출에 힘입어서 아직까지는 OLED 분야에서 기술력과 생산 능력 격차는 분명한데요.
이 기술적 우위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기자]
OLED가 과거 LCD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되겠죠.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향후에도 OLED 시장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시장 확대 노력과 더불어 기술경쟁력 확보, 투자 확대를 통한 공정 효율화와 생산원가 절감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는 8.6세대 IT용 OLED 생산설비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요. 2026년까지 총 4조1천억원을 투자할 예정입니다.

이는 노트북과 태블릿 등 IT OLED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고요.
구체적으로는 내년부터 자사 IT제품에 OLED 적용을 확대하고자 하는 애플의 중장기 수요를 겨냥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에 노트북 등 IT용 패널 생산을
6.5세대 이하 팹에 주로 의존했으나, 8.6세대 팹 구축이 완료되면 보다 다양한 크기의 패널 수요에 대응할 수 있고요.
생산 능력과 원가 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삼성이 OLED를 치고 나서는 듯한데요. TV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한다고요.
[기자]
제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 박람회 CES 현장취재를 다녀왔거든요. 이때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OLED TV 시장 진출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최근 TV 시장 부진에도 OLED TV 시장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있었고요.
프리미엄 TV 시장은 OLED로 재편될 것이 필연적인 시점에서, 선제적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미 LCD는 중국이 장악했잖아요. 이때문에 LCD 패널 수급이 힘들어지고, 교섭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삼성이 OLED를 택하게 된 이유입니다.

글로벌 1위 TV 세트업체인 삼성전자의 OLED TV 시장 진출로 OLED 생태계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삼성의 OLED TV 확대 속에서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 소식도 나왔다고요.
[기자]
삼성전자가 OLED TV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이르면 이번 분기 내에 OLED TV 패널을 공급할 것이라는 소식이 시장에서 나왔습니다.

삼성과 LG는 치열하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지만, OLED 생태계 확장을 위해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된 것이죠.
아직 충분한 OLED 패널 생산 능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의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삼성전자로 가는 초도 물량은 77인치와 83인치 화이트올레드 TV패널이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내년에는 200만대, 향후 몇년간은 300만~500만대로 출하량을 늘린다는 목표입니다.

200만대라고 하면 최소 약 2조원 어치로 예상이 되고요. LG디스플레이 전체 대형 OLED 패널 생산 능력의 약 20~30%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를 통해 삼성은 하이엔드 OLED TV로 시장을 확장하게 되고, 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삼성이 OLED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는데요. LG도 OLED 전환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요.
[기자]
삼성도 LCD 사업을 진작에 접었는데요. LG도 LCD 사업을 축소하고 OLED에 전사적 자원을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국내 TV용 LCD 생산공장을 셧다운한데 이어, 중국 광저우 공장 생산도 축소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또 LG전자로부터 1조원 규모의 자금 차입에 나섰는데요. 이 돈을 OLED 사업 경쟁력 강화와 운영자금 확보에 나설 계획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OLED 생산 능력을 높이고, 내년 애플 태블릿용 OLED 패널 양산을 위한 투자와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대형 OLED 부문에 무게 중심이 쏠려있는 OLED 사업 다각화에도 나섭니다.

LG디스플레이의 매출에서 OLED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52%에서 내년 61%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또 차량용 OLED는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전기차 전환 추세와 함께 빠른 시장 성장도 예상됩니다.

(연합인포맥스 방송뉴스부 홍경표 기자)

kphong@yna.co.kr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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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3시 5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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