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한 업무 수행으로 국민 신뢰 회복"
"재건축 가능 임대주택 전수조사…살기 좋게 다시 만들 것"

이한준 LH 사장
[출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작년 11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수장으로 취임한 이한준 사장은 재무구조 개선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임기 내 부채비율을 200% 아래로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서울, 제주, 인천 영종도 등 유휴 자산의 발굴과 효과적인 활용을 통해서다.

현재 LH의 상황에 대해서 국민의 신뢰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이한준 사장은 본연의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이자 고객은 국민이라는 마음으로 전 직원이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영종도 110만평, 서울·제주 유휴부지 매각하면 15조 확보 가능

이한준 LH 사장은 지난 18일 취임 6개월을 맞아 경남 진주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지면서 재무구조개선과 관련해 " 작년 하반기부터 경기침체로 인해 LH가 상당히 자금 융통에 신경 쓰고 있다"며 "현재 부채비율이 219%인데 이것을 2026년까지 200%로 맞추라는 게 정부 지침"이라고 말했다.

최근 3년 동안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LH가 거둔 영업성과는 상당했다.

2020년 4조 3천억 원, 2021년 5조6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며 2020년과 2021년 거둔 당기순이익은 3조3천억 원과 4조1천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는 물가급등과 금융긴축 기조로 영업이익 1조8천억 원, 당기순이익 1조4천억 원으로 주춤했다.

2018년 280%였던 부채비율은 2020년 233%, 2021년 221%, 2022년 219%까지 내려왔다. 부채비율을 200% 아래로 내리려면 146조 원인 부채규모가 12조 원 이상 줄어야 한다.

이한준 사장은 "당기순이익을 많이 내서 부채를 해결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며 "자산 중에서 활용 가능한 자산이 얼마나 되나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그에게 문득 떠오른 생각은 LH가 보유한 토지라고 해서 LH가 직접 집을 짓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서울 고가 주택지역에 있는 택지에 LH가 주택을 짓는다면 시세보다 월등히 낮은, 그러나 공공 주택이라고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에 분양해야 한다.

이한준 사장은 "어떤 부지는 차라리 땅을 매각하는 것이 사업을 하는 것보다 이익이 더 많이 되는 것도 많이 있었다"며 "상당수 부지는 그런 지역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LH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서울 시내에 있는 몇몇 부지의 매각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인천 영종도에도 방치된 땅이 110만 평 있었고 제주도에도 상당한 부지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한준 사장은 "머릿속에 그리는 것은 자산을 효율화해서, 현금화해서, 이윤으로 전환할 부분이 제 머릿속에는 15조 원 정도"라며 "이것만 제대로 이행된다면 임기 중에 200% 아래로 부채비율 낮추는 것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 LH를 다시 국민 속으로…내부통합·노사관계 개선 박차

이한준 사장은 취임 당시 LH가 상당히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여 있었다면서 왜 자신이 부임해야 하는지 숱하게 스스로 물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다시 LH를 국민 속으로 파고들게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면서 그러기 위해서 내부통합, 노사관계 개선을 먼저 추진해야 했다고 말했다.

통합 이전의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로 나뉜 내부 파벌을 정리하고 여성 직원이 전체 직원의 35%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해 여성부서장 6인을 발탁했다. 노동조합과의 대화도 원만하게 이뤄져 공기업 중 처음으로 직무급제도를 도입했고 노조도 내부 통합에 적극 협조했다고 이 사장은 설명했다.

최근 LH가 다시 바빠진 것은 이런 내부개혁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국내 첨단산업단지 15곳 중 14곳을 LH가 전담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270만호 주택공급계획 중 108만호는 LH가 공급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 공공주택 브랜드인 뉴홈 50만 가구 중 30만8천호는 LH가 맡는다.

이한준 사장은 "저희가 성실히 수행했을 때 일탈행위로 멀어진 신뢰를 우리가 다시 가지고 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이자 고객은 국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후 임대주택을 다시 살기 좋은 임대주택으로 만들어 돌려주겠다는 것도 주거복지서비스 제공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강화하겠다는 구상과 맞물려 있다.

윤석열 정부 대표 부동산 공약인 1기 신도시 재건축 기반 마련은 이한준 사장의 작품이다. 대통령 선거 당시 이한준 사장은 윤석열 후보와 함께 직접 공약을 설명했다.

이한준 사장은 "원희룡 장관을 모시고 1기 신도시 현장에 가니 LH 임대아파트가 많았다. 1기 신도시 재건축할 때 LH 아파트도 포함해달라는 민원도 있었다"며 "담당 부서에 30년 돼서 재건축할 수 있는 임대주택을 전부 조사해달라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과거에 지은 임대주택 대부분이 10평 이하 소형 주택으로 당시에는 굉장히 좋은 주택이었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낙후되고 서비스 질도 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용적률을 제대로 받아서 살기 좋은 임대주택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대상지역을 선별 중"이라며 "임대주택 사는 사람도 시대가 바뀌었으니 평형도 넓히고, 퀄리티도 있는 그런 곳에서 살 수 있도록 계획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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