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삼성자산운용이 10년물과 30년물 만기매칭형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를 선보인다. 초장기채권에 대한 개인의 수요가 커지자, 자본차익은 물론 장기 투자 니즈를 충족하겠다는 의도다.

2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운용은 'KODEX33-06국고채액티브' ETF와 'KODEX53-09국고채액티브' ETF를 출시할 예정이다. 상장 시기는 이달 말에서 내달 초로 예상된다. 예상되는 만기 수익률은 각각 3.39%, 3.37%며 총보수는 0.15%로 동일하다.

그간 만기매칭형 ETF는 단기물 중심으로 출시돼 왔다. 높은 이자를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 대부분의 운용사가 3년 이하의 회사채 만기매칭형 ETF를 선보였다. 실제 상장된 12개 만기매칭형 ETF 중 회사채는 7개에 달할 정도다.

만기매칭형 채권 ETF 순자산 규모
출처: 연합인포맥스



중장기물 만기매칭형 ETF가 없던 것은 아니다. NH아문디자산운용만이 유일하게 국고채 10년물 만기매칭형 ETF를 운용하고 있다.

금리 하락 가능성이 점쳐지자 삼성운용은 30년물과 같은 초장기 만기매칭형 ETF를 선보여 시장 분위기에 발맞추고 있다.

최근 물가가 안정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듀레이션이 긴 초장기채권 투자를 통해 자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 수요는 커지기 시작했다.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에 각 운용사는 초장기물 채권 ETF를 출시하고 있다. 연초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 ETF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를 각각 상장한 바 있다. 최근에는 NH아문디자산운용이 HANARO 유로존국채25년플러스 ETF를 선보였다.

이번에 상장되는 30년물 만기매칭형 채권 ETF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일반 채권처럼 확정 이자를 얻을 수도, 매매를 통한 자본차익을 누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

연금 투자자 니즈 역시 공략한다는 의도다.

예금은 통상 그 기간이 1년에서 2년 정도에 불과한 반면, 채권은 만기 전까지 이자를 얻을 수 있다. 30년물을 기준으로 한다면 2053년 9월까지 이자를 꾸준히 얻는 셈이다. 금리 수준보다는 금리 수취 기간에서 차별화를 도모한 셈이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최근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면서 장기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10년, 30년 국고채 만기매칭형 ETF를 통해 장기 고정금리 투자 상품에 대한 니즈를 충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 입장에서도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만기매칭형 ETF는 만기가 정해져 있어 자산부채구조를 관리할 수 있다. 단기물 위주로 구성돼 있다가 초장기물까지 라인업이 확대돼 선택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또한 EMP(ETF Managed Portfolio)를 운용하는 투자자의 경우 일부 포지션을 구축할 때 이용될 여지가 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기관 입장에서) 만기매칭형 ETF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아니나 조금씩 관심을 보이고는 있다"며 "개인 입장에서는 수익률이 중요하겠으나, 기관은 안정성 등을 중점적으로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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