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부동산 시장 참가자들 입장에서는 금리 동결은 호재, 성장률 전망 하향은 악재로 분류되는 만큼 어느 재료에 더 크게 반응할지 주목됐다.

금통위는 25일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로 3연속 동결했다. 앞서 2월과 4월 열렸던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기조를 이어갔다.

불안한 경기 상황이 기준금리 동결로 이어졌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0.2%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앞서 3.5%를 유지했다.

반도체 등 수출이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데다 투자까지 부진한 여건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금통위 결정은 부동산 시장 참가자들에게 양날의 소재를 던졌다. 금리동결은 주택 구매에 따르는 금융비용 전망의 불확실성을 제거하지만 성장률 하향은 주택 구매의 동력이 되는 소득 감소를 의미한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시장 참가자들, 특히 주택 구매자의 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올해 들어 주택가격이 살짝 회복되는 것 같은 움직임이 보이는 것은 시장 참여자들이 금리가 그래도 아주 급속도로 오를 것 같지는 않다는 기대에서 비롯된 것 같다"며 "30년 동안 납부해야 할 이자가 계산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시장에서 생각하는 안정화된 금리 정책이 다시 증명됐다고 본다. 시장에서는 참여자들이 긍정적으로 볼 것 같다"고 전망했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동결이 인하를 바랐던 부동산 시장 참가자들의 바람과는 다른 결과라고 풀이했다.

여전히 높은 금리 수준과 총부채상환비율(DSR)이 건재한 상황에서 주택수요 증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면서 성장률 하락에 따른 소득 감소의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변세일 연구위원은 최근 주택시장 회복세에 대해 "정부의 규제 완화가 봄 시장과 맞물려 나타난 것"이라며 "결정적으로 바뀌려면 금리가 내려야 하는데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시장이 좋아질 것 같지 않다"고 분석했다.

변 연구위원은 "미국에서도 성장률과 연동해 집값 하락을 예상하는데 우리도 과거 연구사례를 보면 소득이 줄 때 수요가 줄었다. 그런 부분이 하반기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교수도 금리동결보다는 성장률 하향에 주목했다.

한문도 교수는 "금리 인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당분간 동결상태로 계속 유지될 것 같다"며 "특례보금자리론이 소진되면서 둔화 국면으로 접어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 교수는 "무역수지 적자가 쉽게 회복될 것 같지 않다. 경기 하향 지표들이 산재해 시장에 쉽게 상승으로 갈 요인이 별로 없다"며 "자산가나 매수희망자들도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펀더멘털이 더 약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주재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6년 만에 준공된 서울 중구 한국은행 신축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5.25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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