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지난달(5월) 은행채가 지난해 크레디트시장 경색 이후 처음으로 순발행된 것으로 나타나며 앞으로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앞으로 도래하는 만기 규모가 만만치 않은 데다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향후 자금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미리 은행채를 발행해두려는 심리도 만연해 당분간 은행채 '러시'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 연합인포맥스 채권 발행 만기 통계(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는 1조1천895억 원어치가 순발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2천900억 원 순발행) 이후 처음이다. 규모는 지난해 9월(7조4천400억 원 순발행) 이후 최대였다.

금융당국의 은행채 발행 제한 숨통을 튼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은행채 발행에 뛰어든 것이 주원인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9월 크레디트 시장이 경색되자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을 제한했다가 지난 3월 일부 완화했는데, 그 여파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당국은 월별 은행채 발행 한도를 만기의 100%에서 125%로 완화한 바 있다.

실제 지난달 대형 시중은행 다수가 한도를 꽉 채워 은행채를 찍었다.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이 발행한 KB국민은행부터 그렇다. 2조5천600억원 규모 은행채를 찍으며 만기(2만500억 원)의 125% 수준을 찍었다.

우리은행도 2조2천800억 원 규모 은행채를 발행하며 발행 한도(125%)를 꽉 채웠고, 1조7천200억 원어치 발행한 NH농협은행 역시 만기의 124% 수준이었다. 부산은행(4천300억 원 발행)이나 전북은행(2천억 원 발행) 등 일부 지역은행도 한도까지 발행했다.

은행채 발행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를 비롯해 카드채 및 캐피탈채 등을 합한 전체 금융채 역시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순발행으로 전환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카드채와 캐피탈채는 지난 2월을 제외하면 올해 지속해서 순발행되고 있다.

이번달(6월)에도 은행채 발행 '러시'가 일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은행채 만기 규모가 사상 최대였던 지난달(23조5천705억 원)과 유사한 20조8천700억 원에 달하는 데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유예조치 종료 등으로 필요 재원이 커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당국이 완화한 은행채 발행 한도가 월별로 운영되는 만큼, 은행으로서는 당장 자금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한도가 유효할 때 미리 발행해두려는 심리도 있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자금 관계자는 "이번달 은행채 발행 한도가 많았다고 해도 자금 여유가 있어 발행하지 않으면 다음달이 되는 순간 그 한도는 사라져버린다"면서 "자금이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미리미리 발행하려는 심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발행 시점은 조절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달 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우 은행권이 채권 발행 시점을 늦출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채권 운용역은 "만기를 차환하는 수준의 발행은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은행의 대출 자산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월초부터 급하게 발행하기보다는 금리 동향을 예측하면서 발행해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이번달 돌아오는 시중은행 만기가 상당하다"면서 "지난달 발행 러시로 인해 은행채 금리가 높아졌던 것처럼 이번달에도 동일한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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