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은행의 대출이 장기화하면서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한은행의 자본 경제적가치 변화(△EVE·델타 EVE)에 따른 금리 리스크 최대 손실 예상액은 1조4천74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4천279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금리 리스크가 기본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분기 4.93%로 전년 말 대비 1.26%포인트(p) 상승했다.

NH농협은행의 금리 리스크는 9천342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4천182억원 증가하면서 기본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9%에서 4.49%로 높아졌다.

하나은행은 2조2천803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천733억원 늘었고, 국민은행은 3천496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593억원 증가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3천168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946억원 감소했다.

델타 EVE는 금리 변동 시 발생하는 자본의 가치 변동을 측정하는 것으로 자산 듀레이션과 부채 듀레이션 차이의 절댓값이 커질수록 민감하게 반응한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장기 대출 증가에 따라 자산 듀레이션이 늘었고, 요구불예금이 빠져나가면서 부채 듀레이션이 줄었기 때문에 금리 리스크가 높아졌다고 설명한다.

대출의 경우 최근 주택담보대출 중에서도 변동금리 대출보다는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고정금리 대출이 늘어났고, 기업 대출 면에서도 중소기업 대출보다 장기로 빌리는 대기업 대출 및 기업금융(IB) 대출이 증가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원화 대출 추이를 보면 대기업 대출은 올해 3월 112조2천86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6.47% 늘었으나, 중소기업 대출은 602조3천887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0.70%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출 만기 또한 신한은행의 경우 3년을 초과하는 대출 비중이 작년 말 24.3%에서 올해 1분기 24.74%로 늘어났고, 농협은행도 작년 말 23.2%에서 올해 1분기 23.8%로 증가했다.

은행 예금에서는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이 작년 말 605조8천455억원에서 올해 3월 말 598조2천682억원으로 감소하는 등 핵심 예금이 이탈했다.

요구불예금은 만기가 없는 예금이지만 금리 리스크를 측정할 때 구간별로 기준을 나눠 가중 평균을 계산해 약 2.5년의 만기를 갖게 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고정금리 주담대 대출이 늘어나면서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만기가 조금 길어지고, 조달은 상대적으로 듀레이션이 크게 늘지 않아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이 커졌다"면서도 "핵심 예금 이탈도 2분기 들어 둔화했고, 금리 리스크가 커지긴 했으나 아직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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