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1분기 호조를 보였던 은행권 트레이딩 실적이 2분기엔 이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초부터 시장 금리가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채권 포트폴리오에 따른 평가이익이 크게 늘었지만, 2분기 들어서는 포트폴리오 평가 이익이 크게 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별 금리 등락도 컸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 트레이딩룸은 2분기 들어 데이 트레이딩으로 실적 방어에 나섰다.

2분기 채권 포트폴리오 평가 이익 순증이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선 하루하루 매매에 집중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금리가 10bp(100bp=1%)가량 움직이면서 순간마다 매매하다 보니 특정 방향성에 대한 대규모 포지션을 잡기 어려웠고, 매매 포지션을 하루 이상 보유하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연합인포맥스 시가평가 매트릭스(화면번호 4743)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기준 3.493%를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분기 들어서 3.2%~3.5%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지난 4월 초 3.335%에서 같은 달 10일 3.182%까지 하락했으나, 이내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달 30일 3.555%를 기록하기도 했다.

달러-원 환율도 달러 강세가 주춤해지면서 2분기 중 1,340원 수준까지 오른 뒤 최근 1,290원대까지 레벨대를 낮춰 긍정적인 환경이나, 변동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은행들도 환율 트레이딩에 큰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

한 은행권 트레이딩 관계자는 "오버나잇 하는 경우가 거의 없이 데이 트레이딩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현재는 금리 상·하방을 예측하는 것이 의미 없기 때문에 보수적인 관점에서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권 트레이딩 관계자는 "금리 레벨이 오르는 환경에서는 수익을 방어해야 하는데, 일별 시장 대응은 잘했으나 이익 규모는 1분기와 비교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단기 매매로만 이익을 창출하는 장이다 보니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부터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금리 레벨이 1분기보다 높아지면서 은행 트레이딩룸에서도 조심스럽게 대응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올해 1분기 은행권은 금리 하락에 따라 비이자이익 중 트레이딩 부문에서 큰 폭의 수익을 실현했다.

1분기 신한은행의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관련 손익은 3천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고, 국민은행은 350억원의 이익을 내면서 작년 1천660억원 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트레이딩 수익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미국 금리 상황을 주목했다.

미국은 13일(현지시간)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하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같은 날부터 시작한다.

이달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한다는 컨센서스가 나타나는 만큼 물가가 진정되고 금리 인상 기조가 멈추게 되면 채권 시장이 다시 호조를 보일 수 있으나 시장 예상보다 물가 상승이 잡히지 않는다면 충격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상황은 금리 인상에 따른 고통이 크고 금리를 낮춰도 물가 우려가 아직 남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금리 위·아래 전망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현 상태를 유지할 텐데, 미국 상황에 따라서 국내도 바뀔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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