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국내외 시장이 중롱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중국 현지 전문가들은 신탁산업이 제한적인 영향만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전체가 풍파에 휩쓸린 게 아니며, 문제의 투자상품도 전염성이 약하다는 이유에서다.

17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싱청 궈토우타이캉신캉 연구원장은 중롱 사태와 관련해 리스크를 진 신탁회사는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신탁산업 전체적으로 상환 중단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한 회사의 문제가 꼭 업계의 문제로 퍼지는 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문제의 상품이 비표준 금융투자상품인 점을 지적했다. 이런 고객 맞춤형 상품의 리스크는 규제상 이론적으로 표준 금융투자상품으로 전염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중롱신탁의 문제 상품은 캐시풀링 상품이다. 캐시 풀링이란 여러 기업체가 웅덩이에 자금을 부어 공유하는 것을 뜻한다. 자금을 부은 기업은 이자 수익을 올리고, 자금을 빌려 가는 기업은 저금리 혜택을 본다. 중롱신탁은 서로 만기가 다른 여러 신탁플랜을 차환 발행하는 식으로 자금 풀을 관리했다.

또한 비표준 상품의 시장 규모 자체가 작아 리스크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규제당국은 투명성이 낮은 비표준 상품 대신 표준 상품을 장려해왔다. 증권일보는 "투자자가 과도한 패닉에 빠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신탁업계가 어느 정도는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중롱신탁이 업계에서 손꼽히는 대형사이기 때문이다. 중롱신탁이 운용하는 자산은 작년 말 기준으로 6천293억위안(약 115조 원)이다.

투자자문업체 링크핸즈의 랴오허카이 연구원은 신탁산업의 신용도가 단기적으로는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신탁회사의 비즈니스가 다소 삐걱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중롱신탁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이미 반 토막 난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탁상품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탁회사가 향후 신규 자금을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그동안 비표준 상품 발행을 줄여왔기에 영업상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한 우려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면 자본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신증권은 중롱 관련 리스크가 모든 신탁산업으로 확산할 경우 신탁업체들이 주식과 채권 등을 대규모로 매각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탁회사에 돈을 맡긴 기업체의 현금흐름과 주가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포감이 번진 증권시장에서 투매가 나타나면 위기가 커질 수 있어서다.

실제로 최근 중국 주식 투자심리는 위축됐다.

연합인포맥스 세계주가지수(화면번호 6511)에 따르면 중국 기업을 묶은 홍콩 항셍H지수는 이달 들어 9% 하락했다.

중신증권은 "이번 신용 리스크가 유동성 리스크로 진화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며 "하지만 유가증권 매각이 시장에 미칠 단기 충격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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