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감원 격인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회색 코뿔소 중 하나인 그림자금융을 향한 우려가 커지지만 중국 현지 금융당국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17일 외신 등에 따르면, 전날 중국의 금융감독원 격인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NFRA) 건물 외부에서 경찰차 여러 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소비자보호 부문에 편지를 전하러 온 신탁상품 투자자의 진입을 경찰들이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은 웹사이트상에서도 중롱 사태 관련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은행 및 보험 관련 게시글이 대부분이다.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은 지난 5월 공식 출범한 기구로 증권업을 제외한 모든 금융업의 관리감독을 담당한다.

불투명한 그림자금융 중 핵심으로 꼽혔던 신탁산업에서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감독당국이 침묵하는 건 회색 코뿔소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회색 코뿔소란 파급력이 크지만 언제 돌진해 올지 모르는 리스크를 뜻한다. 신탁상품 상환 중단을 우려하는 투자자를 자극할수록 대규모 자금 인출 사태가 발생해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당국의 입단속 때문인지 현지에선 중롱 사태 보도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3천900조 원 규모의 신탁산업은 중국 금융시스템의 기둥 중 하나다. 상업은행·투자은행·자산운용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신탁회사는 기업과 부유층으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대출을 내주거나 주식·채권·부동산 등에 투자한다. 실물경제를 지탱하는 동시에 고수익의 자산증식 수단을 제공해왔다.

문제는 신탁업계가 침체된 부동산 분야에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해온 점이다. 신탁업계의 부동산 익스포저는 2022년말 기준으로 2조2천억위안(약 402조 원)에 달한다. 총 자산의 10% 가량이 부동산에 흘러 들어간 셈이다. 지난해 중롱신탁을 비롯한 신탁업체들은 부동산 경기가 반등한다는 판단하에 다수의 부동산 프로젝트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감사원 격인 심계서(NAO)가 지난해 8월 신탁산업에 대한 깜짝 감사를 시행하기도 했다. 부동산 대출 손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익스포저 규모를 파악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당국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자금융이라는 코뿔소를 규제 울타리 안으로 몰아넣고자 했다. 당국의 조처는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2017년을 정점으로 그림자금융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다만 앞으로는 경기 부진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신탁업계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실제로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은 고공행진하던 청년 실업률 발표를 중단하기까지 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역시 최근 중국 금융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경제와 금융이 심각한 상태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중국의 그림자금융(신탁회사)이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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