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삼성SDI가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말레이시아를 아시아 생산 거점으로 키우고 있다.

기존까지는 중국이 주요 생산 기지였다면, 지정학적 역학 관계와 산업 경쟁 등을 고려해 아시아 지역의 배터리 수요를 말레이시아에서 대응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말레이시아 스름반 방문한 이재용 회장
(서울=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이 첫 해외 출장지로 지난 9일 말레이시아 스름반(Seremban)을 찾아 배터리 사업을 점검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이재용 회장이 말레이시아 스름반 SDI 생산법인에 도착한 모습. 2024.2.12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8일 연합인포맥스가 삼성SDI의 2023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말레이법인의 자산은 한 해 동안 약 8천500억원이 증가하며 해외 종속기업 중 가장 큰 규모로 확대됐다.

지난해 10월 이사회에서 유상증자를 확정하면서 자본이 2천억원 늘어났고 은행 대출 등을 통한 부채도 6천451억원가량 확대했기 때문이다.

이는 삼성SDI의 매출 30%가량을 차지하는 헝가리 법인의 자산 확대 규모를 초과한다. 헝가리 법인의 경우 괴드 제2공장 완공과 3공장 준비를 위해 유상증자 및 채무 등으로 자산 규모를 8천469억원 늘렸다.

동시에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중국 지역에서는 법인 청산 및 매각 등으로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2022년에만 중국 우시와 장춘에 위치한 배터리팩 법인을 청산한 바 있으며, 지난해에도 천진과 우시의 이차전지 생산 공장의 자산 규모를 줄여나갔다.

미·중 지정학적 갈등이 확대하는 상황에서 아시아 지역의 대안적 생산 기지로 말레이시아가 부상하고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달 말레이시아 법인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행보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당시 이재용 회장은 스름반 공장에 방문해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말했다.

현재 삼성SDI는 2022년부터 1조7천억원을 들여 말레이시아 스름반에 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025년 최종 완공될 예정으로, 올해부터는 '프라이맥스(PRiMX) 21700'이라는 원형 배터리를 양산한다. 현재는 1공장만 가동 중이다.

스름반 공장은 1991년 설립된 삼성SDI의 최초 해외법인이기도 하다. 초기에는 브라운관을 만들었으나, 2012년부터 배터리 생산 시설로 탈바꿈했다.

klk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4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