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홍콩의 전반적인 국제금융허브 기능이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홍콩발(發) 금융불안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홍콩의 금융 부문이 비대해진 상황에서 중국의 경기 부진 등에 따른 홍콩의 환율 불안이 급격한 자본이탈로 이어질 소지도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김기봉 책임연구원 등은 '홍콩 증시 부진 배경 및 시사점'을 주제로 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 홍콩 주가·환율 불안…정책 효과 미흡

홍콩의 위기는 지난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0년 당시 중국은 홍콩 안보를 위협하는 4개 범죄(국가분열, 정권전복, 테러, 외국과 결탁)를 처벌함으로써 반(反)중국 활동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홍콩의 중국화는 가속화했다. 중국과 홍콩 주가 간 상관관계는 2018~2020년 0.25에서 최근 3년 0.88로 급상승했고 전체 시가총액 중 중국기업 비중도 2018년 67%에서 2023년 78%로 증가했다.

2022년에는 홍콩에 위치한 기업 본사 중 중국(251개)이 미국(240개)을 사상 처음으로 역전하면서 중국의 실적 악화가 홍콩 투자 위축으로 연결되고 있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는 지난해 15% 하락했고 올해도 4.8% 내리는 등 주요국 주가 상승세와 뚜렷하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홍콩달러 환율 역시 2022년부터 상한선인 7.85달러에 빈번하게 근접하면서 외환시장 불안도 동반되는 양상이다.

홍콩 정부는 2023년 관련 대응팀을 신설하고 기업 상장요건 완화 및 주식거래세 인하 등 부양책을 실시했지만 정책효과는 미흡했다.

국제금융센터

 


외국인의 자본유입은 축소됐다. 2022년 외국인 직접투자는 20% 감소했고 주식 순유입 규모는 2022년 51억달러에서 지난해 1~9월 3억달러로 급감했다.

대외수요 부진에 고금리 기조, 부동산 둔화 등이 지속되면서 홍콩의 5년 평균 성장률(-0.4%)은 아시아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 홍콩 금융허브 위축…페그제 위기 가능성도

앞으로도 홍콩의 금융허브 기능이 점차 축소되고 더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콩의 국제금융센터로서의 지위는 2022년 9월부터 싱가포르에 밀려 3위에서 4위로 하락했는데 중국 정부가 홍콩의 기능을 상해, 선전 등으로 점차 분산시키고 있어 금융허브 기능은 지속해서 약화할 가능성이 높다.

국제금융센터

 


중국의 경기 부진 등에 따른 홍콩의 환율 불안이 급격한 자본이탈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홍콩의 외환보유액은 2021년말 이후 줄어들고 있어 위기대응여력이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페그제(고정환율제)를 운용하는 홍콩은 당국의 상시개입이 필수적이어서 자유환율제 대비 2배 많은 외환보유고가 필요한데 여력이 줄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홍콩의 페그제 관련 의구심이 증폭될 경우 중국 정부의 지원이 불가피해 중국의 외환수급 불안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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