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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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코리그룹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 DXVX(디엑스브이엑스)가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섰지만, 투자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종윤 사장은 현재 한미약품 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에 반대하며 어머니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여동생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측에 반기를 든 상태다.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면서 투자자들이 CB 발행 참여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XVX 측은 올해 초 25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CB 발행을 위한 텀시트(주요거래조건서·term sheet)를 일부 투자자에게 배포했다.

발행 예정이었던 5년물 CB의 쿠폰 금리는 연 3%, 만기수익률 8%를 보장하는 조건이 달려있다. 일반적인 CB의 만기수익률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조건이 포함되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매물로 인식됐다.

또한 최대주주인 임종윤 사장과 그가 소유한 코리그룹이 지급 보증에 나서는 내용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조건까지 더해져 자금 조달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됐던 상황이다. DXVX 측은 텀시트 배포 이후 다수의 국내 주요 캐피탈사와 저축은행들과 CB 발행 참여 여부를 놓고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발행 조건 중 DXVX측이 한미사이언스 보유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투자자 확보에 발목을 잡았다.

경영권 분쟁으로 한미사이언스 주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주주총회가 마무리된 이후 발행 여부를 다시 논의하자는 의견을 DXVX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이사 선임안' 등을 상정하기로 의결한 상태다.

이날 주총에는 회사 측이 제안한 이사진 6명에 대한 선임안과 통합에 반대하는 임종윤 측이 주주제안한 이사진 5명 선임안이 각각 상정된다.

회사 측은 임주현 그룹 전략기획실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을 각각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임종윤 측은 본인과 동생인 임종훈을 사내이사로,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이사와 배보경 고려대 경영대 교수 등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린 상태다.

주총 표 대결에서 회사 측 후보자들이 이사로 선임되면 한미약품 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은 계획대로 진행되면서 경영권 분쟁도 판가름 나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미의 경영권 분쟁으로 임종윤 보유 회사의 자금 확보에도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면서 "지난해 영업손실이 예상되는 DXVX의 사정상 운전 자본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주주들의 불만도 커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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