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남승표 기자 = 지난해 지속된 영업 환경 악화로 삼성전자의 현금흐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현금 비율(현금성 자산/총자산)은 약 30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온 가운데, 계열사에 지급해야 하는 대금도 밀려있는 상황으로 파악됐다.

14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8108)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3년 개별 재무제표 기준 현금비율은 14.63%,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조610억원이다.

현금비율은 30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던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연초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빌려온 자금 22조원을 고려하면 순현금 흐름은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금 비율도 전년(8.51%)보다 나아 보이는 '착시'가 발생한 것이다.

자회사 및 해외 법인 등을 모두 아울러 따져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연결 기준 재무제표의 현금 비율은 연결기준 121.20%로 2014년(118.85%)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994년 이후 삼성전자의 연결(파란색) 및 개별(빨간색) 기준 현금 비율
연합인포맥스 제작

 


자금 동원에 사용된 카드는 삼성디스플레이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회사로부터 약 29조4천980억원의 배당을 수취하며 운신의 폭을 넓히기도 했다. 역대 최대 수준의 배당액이다.

삼성전자의 영업 환경 악화는 관계사까지 영향을 줬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건설을 도맡아 하는 삼성물산이 대표적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해 삼성물산의 미청구 공사 및 미수금을 분석한 결과, 전체 미수금은 2조5천억원에 이르렀다. 이 중 삼성전자로부터 받아야 할 미수금만 1조2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도체 호황을 누리던 2020~2021년 미수금이 평균 5천억원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미수금은 건설사가 공사를 수행하고도 고객으로부터 아직 받지 못한 돈을 의미한다. 건설사는 공사를 수행하면서 고객과 계약을 체결, 공사가 완료되면 대금을 받는다. 하지만, 고객이 대금을 제때 지불하지 않으면 미수금이 발생한다.

특히 평택 P3의 경우 공정이 거의 끝나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8천억원 이상의 미수금이 남아있다. 현재 70% 이상의 공정이 진행된 P4 역시 미수금이 약 5천억원가량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률이 100%인데도 미수금이 있는 경우는 공사 자체에 하자가 발생해 추가 보수 공사가 필요한 경우 혹은, 발주처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경우로 볼 수 있다"며 "계약 위반일 경우 법적 분쟁까지 이어질 수 있으나 양사 간의 관계를 고려할 때 쉽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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