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국내 주요 전자 부품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전장용 카메라 모듈의 '발수' 성능을 두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선발 주자인 LG이노텍은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한 가운데, 삼성전기는 연내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삼성전기는 17일 '웨더프루프(weather proof)' 전장용 카메라를 연내 양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웨더프루프는 사계절, 어떤 날씨에도 관계 없이 안정적으로 구동되는 전천후 전장용 카메라 모듈이다.

이번 제품의 특징은 '렌즈 히터'로, 삼성전기는 단 1분 만에 눈이나 성에를 없앨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렌즈 히터는 안전한 자율 주행을 위한 필수 기능으로 꼽힌다. 삼성전기가 개발한 카메라 모듈은 눈이나 성에 등이 맺혀 있으면 1분 이내에 녹고, 히팅 동작 시에는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기술로 소모 전류를 최소화했다.

전자 부품 업계는 최근 발열 기능이 탑재된 전장 카메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이노텍은 앞서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4'에서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을 선보이고, 오는 2027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LG이노텍은 자사의 신형 카메라 모듈이 영하 18도에서도 얼어붙은 렌즈를 4분 만에 녹이는 성능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기존 제품들은 동일 환경에서 렌즈 성에를 완전히 제거하는데 평균 8분이 걸렸다. 성능이 2배가량 좋아진 셈이다.

양사의 전장 카메라 시장에 대한 의지는 최고경영진과 조직 개편 등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앞서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제 삼성전기를 자동차 부품사로 생각해 달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면서 지난 5월에는 전장용 부품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관련 사업에 속도를 냈다.

삼성전기의 이런 행보는 멈추지 않는다.

올해는 멕시코에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북미 전장용 카메라 모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복안이다. 멕시코 공장은 테슬라,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북미 주요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공장과 지리적으로 근접하다.

한편, LG이노텍은 '카메라 전문가'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난해 말 LG이노텍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문혁수 신임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카메라 전문가로 익히 알려져 있다. 문 CEO는 2014년 광학솔루션개발실장으로 임명된 뒤, 2020년 광학솔루션사업부장까지 오른 '카메라 전문가'다. 카메라 모듈을 제조하는 광학솔루션 사업은 LG이노텍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콘세직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장용 카메라 모듈 시장 규모는 2023년 31억 달러에서 2030년 85억 달러로 연평균 약 13.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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