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일본은행(BOJ)이 통화정책 정상화 수순을 밟더라도 원화가 수혜를 입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BOJ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 전망으로 이미 달러-엔 환율이 146엔대로 빠르게 반락한 것을 원화도 선반영한 데다 BOJ이 매우 느린 속도의 긴축을 공언해 오히려 엔화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18일 진단했다.

BOJ는 18~19일 이틀간 금융정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마이너스 금리 해제와 수익률 곡선 통제(YCC) 정책 유지 등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BOJ는 이번 회의에서 지난 2016년 초부터 지속해 온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폐기하고 단기 금리를 0~0.1% 범위로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4월 정책 수정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으나 올해 일본의 임금 인상률이 30년 만에 최대치로 집계되면서 금리 인상을 위한 조건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BOJ 이벤트가 선반영되면서 원화 강세 측면에서는 기대할 것이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BOJ가 계속 얘기하는 것이 완화정책을 당분간 유지할 생각이라는 점이다. 금리 인상 커브가 가팔라지는 것이 아니라 한없이 느린 금리 인상이다 보니 엔화 강세를 드라이브하기에는 힘이 너무 약하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 달러-엔이 150엔을 터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백 연구원은 대신 BOJ보다는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확인한 이후 달러-원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던 생각이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시장이 당연하다고 여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이 흔들리면서 달러 매수 동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BOJ가 연준만큼 빠른 속도로 긴축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임에 따라 오히려 엔화 약세가 촉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같은 엔화 약세는 원화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우리은행 민경원 연구원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종료를 4월로 예상했는데 임금 상승률이 발표되면서 3월로 전망을 수정했다. 다만 최근 1~2주 사이에 마이너스 금리 프라이싱이 끝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연 공격적으로 인상할지 봐야 하는 데 아베노믹스로 부채를 너무 많이 발행해 놓은 터라 양적 긴축을 크게 하거나 채권 매입을 종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은 중단할 수 있는데 엔화에 큰 영향을 줄 재료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민 연구원은 BOJ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만큼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는 방향을 예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엔화가 약세로 갔을 때 오히려 반응이 원화 약세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BOJ 회의 결과는 원화 강세 요인이지만 이미 상당 부분 노출되면서 영향력 자체는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BOJ가 긴축 전환을 선호하지만, 긴축 속도에 대해 완만할 것이라는 얘기도 동시에 할 것이어서 중립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초 이후 달러-엔과 달러-원 환율 추이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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