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30년 국채선물이 상장 뒤 처음 만기를 거친 가운데 근월물을 원월물로 교체하는 롤오버가 한 건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롤오버가 원활히 이뤄지는지 확인하고자 했던 시장 참여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일 연합인포맥스 국채선물 롤오버 현황(화면번호 3890)에 따르면 30년 국채선물 롤오버(월물 교체)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30년 국채선물 스프레드 거래 자체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추정이다.

30년 국채선물 3월물 미결제약정 64계약은 만기일인 지난 19일 전부 만기정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날 6월물에 대한 미결제약정은 22계약 늘어난 40계약이었다.

선물 롤오버는 크게 ▲스프레드 거래 ▲근월물 청산, 원월물 매매 ▲근월물 만기정산, 원월물 매매로 나눌 수 있다. 다만 금융사들이 주로 참여하는 채권선물 시장에서는 스프레드 거래가 주로 선호돼왔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통상 채권선물 시장에서는 스프레드 거래가 주를 이룬다는 점을 감안하면 30년 국채선물 시장에서는 제대로 인정받는 롤오버 거래가 쉽지 않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롤오버를 결정해야 하는 미결제약정 규모가 64계약으로 크게 작았던 것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미결제약정 자체가 작아 스프레드 거래 수급이 깨졌다는 것이다. 스프레드 매수·매도 호가가 너무 벌어져 있어 현실적으로 거래가 불가능했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이를 바라보는 채권시장 참여자들의 실망감은 컸다. 롤오버가 원활하게 이뤄지는지 여부를 확인한 뒤 움직이려던 참여자들은 더욱 시간을 갖고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미결제약정 잔고가 그대로 만기 정산됐다는점에서 실망감이 크다"면서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놓지 않는 한 시장이 살아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미결제약정이 워낙 적었으니 스프레드 거래를 할 플레이어가 없었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시장이 선순환되기 위해 필요한 하나의 과정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했다.

30년 국채선물 시장을 살리기 위해 무리한 정책을 펼 경우 오히려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서 나온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과거 10년 국채선물 시장을 살릴 때와 비교해도 상황이 어렵다"면서 "당국이 억지로 대책을 마련해 오히려 무리가 생길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30년 국채선물 롤오버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전부 공란이다.
연합인포맥스 3890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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