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원화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비둘기파적인 면모로 초강세를 보이면서 추가 강세를 가능하게 할 재료들로 이목이 쏠린다.

미국과 한국 증시의 호조세는 대표적인 훈풍이다. 뉴욕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에도 엔비디아發 인공지능(AI) 관련주 강세가 이어지면서 역대 최고가 행진을 보인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반도체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2일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와 최근 중국의 경제지표 개선, 밸류업 프로그램을 위한 세제지원 등에 힘입어 올해 우리나라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의 회복세도 눈에 띈다.

다만 원화가 단기적으로 강세로 완전히 돌아서는 것도 어렵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회복 모멘텀이 얼마나 지속할지, 우리나라 경제의 펀더멘털 회복이 언제 가시화할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전일 달러-원 환율은 전장대비 17.20원 내린 1,322.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4일 이후 가장 낮았고, 작년 8월 24일 17.10원 내린 이후 최대 낙폭이다.

코스피는 2.4% 올라 2,754.86으로 마쳤고, 외국인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모두 2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지난 1월 3조5천억원, 2월 7조8천억원, 3월 2조원 등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 이틀에 걸쳐 8.8%나 오르면서 국내증시 상승을 이끌었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시장 일각에는 SK하이닉스에 비해 상승세가 뒤처졌던 삼성전자 주가가 올랐다면서 상승의 시작 단계일 수 있다는 낙관적 기대를 비추기도 한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과 디커플링하는 모습이 나온다고 해도 최근 중국 지표들이 예상보다 더 좋게 나오면서 국내 증시도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완화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코스피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묻는 말에 "그렇다"면서 "올해 중으로 원화 강세를 보고 있다. 상반기까지는 방향성 탐색이 예상되지만, 연간으로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코스피와 원화의 강세는 그러나 결국 연준의 태도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면서 펀더멘털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지난 2월 코스피에서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에도 원화는 별다른 수혜를 입지 못했다.

BNP파리바는 이에 대해 "국내 채권과 주식에 대한 투자금 유입분은 대거 FX헤지가 이뤄지지만 반면 유출에 대해서는 FX헤지가 이뤄지지 않았을 수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해외자산 배분을 늘리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BNP파리바는 반도체 수출이 견조하게 유지되지만 주간 신용카드 지출 등 고빈도 지표를 보면 소비가 더 완만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건설주문이 급락해 최근 몇 달 새 건설투자가 약화하는 등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점도 꼬집었다.

최근 원화가 위안화와 비해 많이 올랐다면서 앞으로도 원화만 따로 움직이며 계속해서 절상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원화 강세는 일시적이라고 본다. 통상은 달러화가 모든 통화에 대해 똑같이 움직이는 데 전일 오후에는 달러-엔과 달러-위안은 오르는데 달러-원만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간외거래에서 마이크론의 실적 덕분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강세를 보이는 등 코스피가 환율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원화만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계속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이어 "반도체 모멘텀이 계속돼 코스피의 상대적인 아웃퍼폼으로 이어지면 달러-원도 조금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수혜를 받는 국면이 계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코스피와 달러-원 추이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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