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 구체적 투자 계획·채무 상황 밝혀라"

"무담보로 빌려준 266억 반환 소송 제기할 것"

"OCI 통합 마무리되면 획기적 주주환원책 논의"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한미사이언스[008930] 주요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임종윤·종훈 형제 지지로 수세에 몰린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앞으로 3년 동안 대주주 주식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국면 전환에 나섰다.

창업자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오버행' 가능성을 차단해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끌어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임주현 사장은 24일 입장문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주가 하락의 가장 큰 리스크는 저희 가족이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식을 내다 팔 수 있다는 오버행 이슈"라며 "OCI와 통합이 마무리되면 향후 3년간 한미사이언스 주요 대주주 주식을 처분 없이 예탁하겠다"고 밝혔다.

임주현 사장은 "저와 어머니(송영숙 회장)는 현실적인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한미그룹의 전통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식으로 OCI와의 통합을 선택했다"며 "오빠와 동생(임종윤·종훈 형제)은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매각할 생각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상황이 오빠와 동생 주장대로 진행될 경우 오빠와 동생 지분은 프리미엄과 함께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며, 이는 한미그룹과 일반주주들의 권익 침해로 직결될 것"이라며 "오빠와 동생도 3년간 지분 보호예수를 약속해 주기 바란다"고 제안했다.

임주현 사장은 '시가총액 200조원'과 '1조원 투자 유치' 등을 언급한 임종윤 형제에게 구체적인 투자 대안을 제시하라고도 촉구했다.

임주현 사장은 "저와 어머니는 상속세 문제로 인한 오버행 이슈 해소와 한미그룹의 연구개발(R&D) 자금 수혈을 위해 OCI라는 튼튼한 경영 파트너를 제시했다"며 "반면 오빠와 동생은 구체적인 계획을 전혀 제시하지 않은 채 주주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안이 현실적이고 믿을 수 있다면 본인부터 임종윤 사장을 지지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는 한미그룹 경영권을 차지하려는 사모펀드나 정체불명의 세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임주현 사장은 임종윤 형제에게 구체적인 상속세 납부 계획과 자금 출처도 밝히라고 촉구했다.

그는 "자금의 출처까지 요구하는 것은 오빠가 실체가 불투명하고 재무건전성도 의심되는 코리그룹, Dx&Vx(디엑스앤브이엑스)를 한미와 합병하거나, 심지어 부정한 자금원을 이용할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이라고 했다.

임주현 사장은 "저 또한 상속세를 내야 하므로 지금까지 무담보로 오빠에게 빌려준 채 돌려받지 못한 266억원의 대여금을 즉시 상환할 것을 촉구한다"며 "내일 대여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회사를 책임질 이사가 되겠다면 본인의 채무 상황부터 낱낱이 밝히라"며 임종윤 사장의 구체적인 채무 상황을 주주 앞에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임주현 사장은 "이번 OCI와의 거래가 마무리돼도 오빠와 동생의 지분율은 지금까지와 크게 다르지 않고, 이우현 OCI 회장 또한 분명 오빠를 만나 한미그룹 경영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임종윤 사장에게 "회사를 욕보이고 새로운 자금이 회사에 수혈되는 것을 막으면서, 오로지 프리미엄을 받고 주식을 매각하려는 행동은 부디 멈추어 달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임종윤ㆍ임종훈 사장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 임종윤(왼쪽)·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2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3.21 [임종윤 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임주현 사장은 전날 임종윤 형제 지지를 선언한 신동국 회장에게도 "선대 회장님 작고 이후, 최근 OCI와의 계약 과정에서 서운함을 드렸다면 사과드린다"며 "다만 아무리 주주라 해도 거래 정보를 미리 알리는 것은 회사는 물론 신 회장께도 누를 끼치는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서운함을 뒤로 하고 지금까지처럼 한미그룹의 미래를 위해 큰 어른으로서 저희를 응원해줄 것을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임주현 사장은 주주들에게도 현재 상황에 사과하며 지지를 재차 호소했다.

임주현 사장은 "저를 포함한 한미의 경영진 모두 저희가 그동안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진정 최선을 다해 왔는지 뼈저리게 돌아보게 됐다"며 "이번 주총에서 OCI와 통합이 마무리되면 첫 번째 이사회에서 어머니와 이우현 회장은 한미사이언스의 자사주 취득과 소각 등 획기적인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미약품은 이날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한미정밀화학 임직원 약 3천명이 모인 한미 사우회가 보유 주식 23만여주에 대해 이번 주주총회에서 OCI그룹과 통합에 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미 사우회는 "한미가 과거가 아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임직원들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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