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박경은 기자 = 부동산 업황이 급격히 꺾이면서 증권사들이 지난 몇 년간 확대했던 해외 대체투자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을 향한 우려가 커졌다.

대형 증권사들은 해외 비즈니스 관련 리스크관리를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하는 등 투자자산 확대보단 관리 모드에 돌입하는 한 해를 보내겠다는 의지를 조직 및 제도 개편을 통해 드러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해외 비즈니스에 대해 전문적으로 리스크관리를 담당하는 '글로벌리스크관리부'를 신설했다.

향후 성장 과정에서 글로벌 진출과 해외 투자를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해외시장 리서치 및 상품평가 등을 전담하는 부서를 통해 리스크를 사전에 파악·대비하겠다는 의지다.

리스크관리본부 산하에는 '투자관리부'를 둬 독립적인 건전성 평가를 통해 충당금을 설정토록 하고 있다. 투자관리부는 투자상품별 특성을 반영해 건전성 평가 기준을 수립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신한투자증권은 해외 대체투자에 대해서 기존 투자 건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부서인 '전략자산관리부'를 작년 초 별도 신설해서 관리하고 있다. 신규 집행보다는 에너지와 인프라 자산 중심으로 성공적인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하는 게 핵심이다.

KB증권은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위기 대응체계 정교화·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리스크관리부에서 수행하던 시장리스크 업무를 시장리스크부로 이관했다.

부동산PF 관련 KB증권은 미매각 자산규모를 줄이고 우량한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특히 시장리스크부에 고객자산 쏠림현상, 수익률 변동 등에 대한 체계적 모니터링과 선제적 위험관리 역할을 부여하기 위해 전담팀을 신설하며, 고객 자산도 회사 자산 수준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고객자산·수익률 관련 리스크관리를 지원할 2차 통제조직도 자산관리솔루션센터 내 WM투자전략부 소속으로 새로 만들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초 사업 규모 확대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인해 더욱 체계적인 신용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리스크관리부에서 수행하던 신용리스크 정책 관련 기획·운영 업무를 분리·이관하는 등 신용리스크 전담 조직체계를 갖췄다.

리스크관리위원회, 리스크관리협의회, 투자실무협의회 위원 수도 각각 3명, 6명, 7명 등 총 16명에서 4명, 9명, 9명 등 총 22명으로 확대했다. 투자실무협의회는 신용리스크를 수반한 거래 중 투자실무협의회 또는 리스크관리협의회 합의가 필요한 사항에 대한 사전심의를 진행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이사회 내부에서 회사의 리스크 관리를 총괄 감독하는 위험관리위원회를 통해 전반적인 관리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이 위원회에는 김미섭 부회장과 함께 2명의 사외이사가 활동 중이다.

증권사의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화두로 떠오를 당시 미래에셋증권의 위험관리위원회는 '전사 위험액(VaR) 한도 관리 방안 변경' 안건을 가결했다. VaR은 투자 자산이 목표한 보유기간 동안 일정한 신뢰수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손실금액을 통계적으로 표현한 수치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9월 회의를 통해 위험액 목표 수치를 연초 계획했던 것보다 보수적으로 낮춰 조정했다. 연말께에는 위험관리위원회 산하의 투자심의운영위원회와 투자심사소위원회의 출석 요건을 강화하고, 의사결정기구별 심의금액 기준을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은 대표이사 직속 리스크관리담당을 필두로 투자 자산과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총괄 관리하고 있다. 해외 대체 투자자산에 대한 리스크 건전성 우려가 커지기 전부터 투자 규정에 대한 사전심사를 강화하고 사후 모니터링 방안 수립, 심사인력 확충 등의 노력을 진행해왔다.

증권사 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고금리 상태가 개선되지 않는 이상 올해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며 "시간을 끌수록 정상 자산들도 부실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존 브릿지PF를 본PF로 전환하는 작업과 기존 해외 대체투자 건에 대한 사후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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