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수출 경기 회복과 국내증시의 외국인 투자 급증에도 역외의 달러 매수세가 달러-원 환율을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이 느린 속도로나마 개선되고 있음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망과 엔화와 위안화 약세 등 대외 재료가 역외 투자자들의 달러 매수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26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통화선물 시장에서 연초 이후 외국인의 달러선물 순매수는 누적 13만5천721계약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개인은 4만5천794 계약 순매도, 기관은 1만3천812계약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지난 3월 11일 이후 달러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21일 하루를 제외하고 9일 연속 순매수했다.

연초 이후 투자주체별 달러 순매수 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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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장대비 3.70원 오른 1,342.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1,340원을 웃돈 것은 지난 1월 17일 이후 처음이다. 장중 1,344.50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인 1,346.70원을 넘보기도 했다.

단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은 대외 변수에 변동성을 키웠다.

지난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소화하고 하루에만 17.40원 밀린 환율은 바로 다음 날 16원 상승했다. 전날에는 3.70원 상승했으나 하루 변동 폭은 9.90원을 나타냈다.

달러-원 환율이 박스권 상단이자 당국의 개입을 통한 미세조정 레벨이었던 1,340원을 돌파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역외로 쏠리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화 강세 분위기가 일시적인 수준에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최근 위안화 약세에서 나타났듯이 중국 당국이 위안화의 추가 약세를 용인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는 원화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엔화 약세도 원화에는 부정적이다.

이 때문에 달러-원 환율의 상방은 더 위쪽으로 열어뒀다. 그러나 이같은 재료들이 소화된 이후에는 달러-원 환율이 완만한 속도로 아래쪽을 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미 환율이 많이 올라 추가적인 상승 재료는 찾기 어렵고, 수출업체 네고 물량도 수급적인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의 이민혁 연구원은 "국내 요인으로는 달러-원이 크게 오를 수 없는 데 대외 불안 요인이 지속되고 중국 위안화도 약해지면서 환율이 많이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스위스가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충격을 주기는 했지만,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시기가 2분기 말이나 3분기 초로 수렴하면서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커지지는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인 달러-원 환율 전망치를 1,315~1,355원 범위로 제시했다.

그는 "달러-원 환율이 지금보다 크게 내려가지는 않겠지만 달러화는 앞으로 완만하게나마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다. 역외 롱플레이도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단을 1,355원으로 높게 제시한 것은 최근 모스크바의 테러 사태 등으로 우리나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전일 기준 37.42로 올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위험통화라는 특성과 변동성이 커진 측면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러-원 환율과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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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 환율이 다시 위안화 환율에 민감한 모습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신한은행 백석현 연구원은 달러-위안 환율이 7.3위안까지 간다고 보고 있다면서 달러-원 환율도 이번 주에 1,350원까지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백 연구원은 그러나 이번 주말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발표를 확인한 이후에는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강한 금리 인하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차익실현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역외 롱플레이 물량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지만 달러-원 환율이 이미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방향은 아래쪽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환율 상단은 1,360원까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1,350원대부터는 당국 경계감이 커지면서 눌릴 수 있다고 보지만 변동성이 커져 상하단을 많이 열어두고 있다. 분기 말 네고도 만만치 않아서 월말 네고를 뚫고 더 오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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