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농협은행이 자산관리(WM) 사업의 고도화를 위해 투자자문업 진출을 추진한다.

WM 역량 확대를 통해 금융상품 판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동시에 리스크 요인을 줄이고, 이를 통해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한 기반도 마련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주 투자자문업 라이선스를 취득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외부 컨설팅 업체 선정을 마무리했다.

약 두 달간의 컨설팅을 거쳐 관련 제도와 제반 시스템을 구축한 뒤 올해 말까지 투자자문업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협은행이 금융당국으로부터 투자자문업 라이선스를 받는다면 국민은행에 이어 은행권 중 두 번째가 된다.

그간 은행들은 부동산 부문에 한정해 자문업을 수행했으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한 자산관리 역량 강화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문업 라이선스 취득에 대한 니즈가 커진 상황이다.

특히 최근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를 겪으면서 단순 '판매'를 통한 수수료 이익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드러난 것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은행들은 방카슈랑스나 펀드, ELS 등 금융상품 판매를 통해 투자 포트폴리오 제공에 간접적인 도움을 주며 판매 수수료를 얻었다.

다만, 금융상품 판매는 상품을 사거나 사지 않는 의사결정만 존재하기 때문에 상품 투자 이후 사후 리스크를 관리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농협은행은 투자자문업 라이선스 취득을 통해 자산관리 사업의 고도화를 꾀하려고 한다.

다양한 금융상품을 두고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단일 상품의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상품 판매 과정에서도 투자자의 포트폴리오를 참고해 재산 상황 및 투자 성향, 자금의 성격과 투자 기간도 파악할 수 있어 '불완전판매' 이슈에서도 한발짝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농협은행은 투자자문업 라이선스 취득과 더불어 상품 판매 프로세스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는 등 불완전판매를 해소하기 위한 개선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차원에서도 ELS 손실 사태 등을 겪으면서 투자 및 자산관리 부문 전문가를 영입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전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신임 사외이사로 길재욱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를 추천했다.

그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 한국증권학회 회장,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을 거친 자본시장 부문 전문가다.

농협금융은 "홍콩 H지수 ELS의 대규모 원금손실 발생으로 고객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금융시장의 정확한 분석과 미래 전망을 기반으로 투자상품 운용의 전문성을 높여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며 길 후보 추천 사유를 밝혔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들의 이익이 은행의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자산관리를 해야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ylee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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