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지난 2022년 하반기 금리인상 충격에 따른 매매가격 하락으로 주택시장이 부진을 겪는 가운데 공공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입주전망 예상치가 허술하게 관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입주예상치와 실제 입주 수치가 큰 폭의 차이를 보임에도 입주정보에 대한 이력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입주지연 원인에 대한 분석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입주예정물량은 기준월 기준 2021년 12월, 2022년 6월, 2022년 12월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발표됐다. 당시 발표한 수치는 각각 41만7천393호, 41만1천101호, 44만2천977호 등이다.

부동산원이 부동산R114와 함께 발표하는 이 자료는 양사가 보유한 주택건설 실적 정보(인허가, 착공 등), 입주자 모집공고 정보, 정비사업 추진실적, 부동산R114 정보 등을 연계 산정한다.

부동산원이 발표한 입주예정물량을 국토교통부가 발표하는 아파트 준공승인 실적과 비교해보면, 지난 2022년에는 입주예정 35만6천891호에 준공승인 32만3천186호로 90%의 정확도를 보였다.

그런데 2023년 입주 예상물량을 준공승인실적과 비교해보면 각각 61.1%, 62%, 57.6% 등으로 크게 오차가 발생했다.

2022년 12월 전망치와 작년 준공승인을 비교하면 최대 18만6천호의 아파트가 입주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풀이됐다.

국토부의 준공승인 자료는 행정보고시스템을 통해 집계하기 때문에 후행적이기는 하지만 가장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출처: 한국부동산원]

 

문제는 이같은 대규모 입주지연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무엇 때문에 입주가 지연됐는지, 혹은 아예 입주가 취소된 것인지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아파트 입주예정정보 공표자료는 통계가 아니라 정보 제공이기 때문에 이력관리가 되지 않는다. 반기 기준으로 입주예정물량을 발표할 때마다 해당 시점의 자료를 모아 발표하고 이전 자료를 보관하거나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다.

지난해 입주하지 못한 18만6천호의 아파트가 올해나 내년 입주전망에 포함됐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는다.

만약 지연물량 18만6천호가 올해와 내년 주택시장에 등장하게 된다면 현재 주택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전세 수요가 붕괴할 가능성도 있다.

박영도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달 초 배포한 '대입주시대' 보고서에서 "2023년 착공 물량 급감의 영향으로 향후 3~4년 뒤 물량감소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는 사실이지만 2026년~2027년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사태"라며 "현재 상태로는 그 전에 공급 충격이 한 번은 발생하고 지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한편, 부동산원 관계자는 "입주예정물량에 대한 이력관리가 된다면 지연 사유, 입주지연 발생지역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그런 정보들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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