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개입 때와는 다르다…변동성 심각한 수준 아냐

1,350원은 유의미한 저항선으로 보지 않아…1,360원이 중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연고점을 돌파하며 1,350원 선에 바짝 다가섰음에도 외환당국이 등판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환율의 절대적 레벨이 높아지면서 당국이 미세조정에 나선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지난 1월 당국이 개입했던 때와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고 평가했다.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장세는 아니었고,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 속에 환율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올랐다는 것이다. 또한 당국이 개입했다면 오히려 변동성만 키우는 장세가 됐을 가능성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2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전장대비 9.20원 오른 1,348.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작년 11월 1일(1,357.30원) 이후 가장 높았고, 장 중 한때 1,349.30원까지 올라 지난 1월 17일 기록한 연고점인 1,346.70원을 돌파했다.

연고점 돌파는 거래량이 다소 줄어드는 점심시간에 나왔고, 시장에서는 당국이 개입에 나서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당국의 구두 개입과 실개입이 모두 있었던 지난 1월 중순에는 연초 환율이 50원이나 급등했었고, 이틀 연속 10원 넘게 오르면서 과도한 변동성을 나타냈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당국의 경계감이 아직 커진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한 1,350원은 그렇게 유의미한 레벨은 아니며, 1360원까지 오른다면 당국의 개입이 나올 가능성은 있다고 평가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연고점까지 오른 것은 물론 기술적으로나 심리 자체가 많이 안 좋아졌기 때문에 이에 대한 우려는 있을 것 같지만 (개입) 명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딜러는 "과거 구두 개입 때 일부 반발 매수가 나오는 등 변동성이 커진 적도 있어 당국이 오히려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주식시장이 나쁘지 않고 금융시장 지표가 망가지는 것이 아니어서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것일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아직은 레인지 상단을 테스트하는 중이라고 본다. 급격한 쏠림이 나온 것도 아니다. 이전에 1,340원 돌파했을 때는 급격하게 올라왔었기 때문에 지금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 민경원 연구원은 "1,340원 초반이 당국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한 레벨이었고, 몇차례 이 레벨을 넘기면서 시장이 더 밀어 올려보는 관성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민 연구원은 "당국은 상대 비교를 많이 한다. 전날만 놓고 보면 원화가 유독 약했지만, 주간으로 보면 위안화나 싱가포르 달러나 원화나 비슷비슷한 수준이었다. 대단히 중요한(critical) 레벨이 아니면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또한 1,350원을 넘어서는 레벨은 절대적인 수준에서 당국에는 불편한 레벨이라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언제든지 개입이 나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민 연구원은 "딜러들은 1,361~1,363원 수준이 중요할 레벨이라고 보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볼 때 1,350원이 넘어가면 구두 개입이 한번 나올 수 있고, 당국이 시장의 의견도 물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과열되면 관성 때문에 막을 수 없다. 미리 진화하는 노력이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B 딜러는 "절대적인 레벨 자체가 높다 보니 당국은 불편해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며 구두 개입 정도는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1,350원 위에서는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A 딜러는 "1,350원 막으려면 어제 나왔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1,360원까지는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달러-원 상단 저항선을 1,360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 당국은 환율의 특정 수준을 염두에 두고 대응하지 않으며, 시장에서 자유롭게 결정되도록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전날 원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건 사실이지만 그날그날 대응하는 것에는 누구도 동의하지 않을 것 같다. 환율은 전반적인 여건이나 변화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길게 보면 원화만 유독 약세는 아니다. 전반적으로 달러화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봐야 한다"면서 "올해 벌써 달러화가 3.5% 절상됐지만 그에 반하면 원화 움직임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전반적인 외환시장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하락-환율 상승 마감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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