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대명사인 챗GPT. 이 중 'T'에게는 8명의 아버지가 있다. 일리야 폴로수킨 니어프로토콜 최고경영책임자(CEO)는 그 8명의 아버지 중 한명이다.

폴로수킨 CEO는 언어모델의 혁신적 돌파구를 제시한 '어텐션 이즈 올 유 니드(Attention is all you need)'라는 논문에서 다른 7명의 공동 저자와 함께 '트랜스포머'라는 메커니즘을 제안한다. 변신 로봇이 아니다.

2017년 구글의 연구원 여덟이 모여 제시한 이 논문은, 단어의 중요성을 가중치로 고려해 상관관계를 포착하도록 제안했다. 현존하는 생성형 AI의 시발점이라고도 불린다. 챗GPT의 'T'는 바로 이 트랜스포머의 약자다. GPT를 풀어 쓰면 생성적 사전학습 트랜스포머(Generatively Pre-Trained Transformer)다.

일리야 폴로수킨 니어 프로토콜 CEO
연합인포맥스 촬영

그 아버지가 이제 웹3.0 시대를 준비한다. 웹 3.0은 현재의 인터넷 환경과 다르게, 개인이 정보의 주권을 갖는 패러다임을 지칭한다.

그가 제시하는 웹 3.0의 방법론은 블록체인에 AI를 더한 개념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일리야 폴로수킨 CEO는 2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니어는) 그냥 작동하는 것"이라며 "말하자면, 웹 3.0 체제의 '운영체제(OS)'다"라고 설명했다.

일리야 폴로수킨 CEO는 지난 2017년 '니어AI'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블록체인 사업으로 전향해 현재의 니어프로토콜을 세우게 된다. AI와 블록체인을 융합한 선구자로도 평가받는다. 2022년 10만명이던 사용자는 올해 초 기준 1천만명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그가 그리는 비전은 개인이 정보 주권에 대해 의심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회다. 즉, 현재는 정보와 데이터가 서버, 플랫폼 사업자 등에 밀집되어 있지만 웹 3.0 시대에는 이를 스스로 통제한다는 얘기다.

코딩을 하지 못해도, 블록체인이 난해하게 느껴져도 괜찮다는 게 폴로수킨 CEO의 의견이다. 이런 노동을 이제 AI가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리야 폴로수킨 CEO는 "AI는 코딩을 할 수 없는 사람들과, 할 수 있는 사람 사이의 격차를 해소할 새로운 경험을 만들 것이다"며 "AI를 오픈소스로 유지하고, 사용자 편의를 도모하는 모델로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발자와 사용자가 최대한 생각할 필요가 없도록, 사용하기 쉬운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아이디어로 회사를 시작했다"며 "AI 모델은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만의 소프트웨어를 만들게 함으로써 엄청난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자연어 모델의 선구자인 그는 최근 엔비디아 GTC 행사에도 당시 구글 동료들과 함께 참석, 젠슨 황 CEO와 대담을 나누기도 했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2022년 GTC에서 트랜스포머의 등장으로 일반 AI의 학습 연산 능력이 2년간 275배 성장했다고 진단한 바 있다. 기존보다 약 10배 빠른 속도다.

폴로수킨 CEO는 "모두가 궁금해하는 것은, 트랜스포머가 전부인지 아니면 새로운 아키텍처가 나올 것인지에 대해서였다"라며 "모두 새로운 아키텍처가 필요하고, 여기서 기술적인 부분을 좀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귀띔했다.

즉, 지금보다 AI가 학습하는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랜스포머 이상의 아키텍처가 나오게 되면 더욱 똑똑해진 AI가 사람과 상호작용함으로써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일리야 폴로수킨 CEO는 "블록체인은 일반적인 플랫폼을 뛰어넘는 창의적 경제를 만들기 위한 매우 강력한 도구다"며 "블록체인은 콘텐츠에 대한 인터넷 전반의 보안을 향상하는 데 엄청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일리야 폴로수킨 니어 프로토콜 CEO
연합인포맥스 촬영

그는 최근 다변화된 형태의 블록체인을 한데 통합하는, '체인 추상화(Chain Abstraction)'를 강조하고 있다. 블록체인이 개개인과 정보를 암호화한다면, 추상화는 이렇게 암호화된 정보를 별도의 해독 작업 없이 그 자체로 오가게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암호와 암호가 그 자체로 전달되는 플랫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일리야 폴로수킨 CEO는 "넷플릭스를 볼 때 이 서버가 아마존인지 구글인지 알지 못하는 것처럼, 니어의 사용자 대부분은 자신이 니어 블록체인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며 "일종의 격리를 통해 자치권과 혜택을 누리는 것이다"고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등 다양한 블록체인이 추상화되어 사용자에게 제공되고 있다"며 "체인 추상화는 모든 것을 단순화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난 1년 반 동안 AI는 매우 빠르게 진화했고, 체인 추상화 역시 10배는 향상됐다"며 "성장의 고통은 성장의 기회와 같고, 이제 (AI와 블록체인이라는) 영역은 계속해서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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