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한재영 기자 = 박근희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5일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해 삼성 금융계열사의 '맏형' 입지를 공고히 하게 됐다.

특히 삼성생명 사장이 새로 선임되지 않고 박 사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한 만큼 앞으로 삼성생명뿐 아니라 그룹 금융계열사 내에서 그의 권한과 역할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1953년생인 박 부회장은 충북 청주 출신으로 청주고와 청주대 상학과를 나왔다. 삼성그룹 비서실을 거쳐 구조조정본부 부사장과 삼성캐피탈,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2005년 삼성그룹 중국본사 사장 겸 삼성전자 충국총괄 사장의 중책을 맡아 그룹의 중국 사업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부회장이 중국사업 총괄을 맡은 직후인 2005년에 100만대에 그치던 중국지역 노트북 생산이 2009년에는 600만대로 6배 뛰어오르는 등 생산라인 혁신을 통해 괄목할 실적 개선을 이뤘다.

2010년 삼성생명 보험담당 사장으로 부임했고, 지난해 6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후 사업전반에 대한 폭넓은 안목과 추진력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단행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룹 관계자는 "박근희 부회장이 국내 보험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하는 것은 물론 명실상부한 글로벌 초일류 보험사로의 성장을 견인할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입지를 바탕으로 업권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수익성 악화 타개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안팎에선 최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내년에는 경영 여건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점이 오히려 박 부회장이 추진력을 가지고 장기 계획을 꾸려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부회장의 승진과 경영 컨설팅업체인 올리버와이만의 경영진단 시점이 맞물리면서 박 부회장이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장기 경영 계획을 세우는 데 힘을 얻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최근 막강한 자금력을 활용해 국내외 부동산 투자를 비롯한 대체투자(AI)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는 기존 국고채 중심의 안정적인 투자만으로는 저금리 위기를 이길 수 있는 수익률을 내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의 해외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중국통'인 박 부회장을 삼성생명에 배치할 때부터 해외시장 진출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며 "앞으로 삼성생명을 포함한 삼성 금융계열사가 해외 시장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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