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외환 당국의 한중 통화스와프 자금 무역결제 지원이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수요를 줄이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환시 관계자들은 5일 그동안 무역결제에서 달러를 대체하려는 시도가 여러 번 있었지만, 성공사례가 드물다는 점을 들며 달러 수요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중국 금융시스템의 투명성 확보와 외환제도 변화 등 상시적인 변화 없이는 수출입기업의 달러 수요 흡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재성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결제 비중을 줄이려는 우리나라와 위안화 국제화를 표방한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며 "한 국가의 통화가 무역결제에서 주요통화로 사용되려면 환율이 대외·대내 변수를 반영해야 하며 움직임이 예측 가능해야 하는데 위안화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점에서 보면 당분간 양국 간 무역결제에서 현지통화가 달러를 대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번 조치가 서울환시에서 달러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딜러들은 통화스와프 자금 지원이 업체들의 달러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딜러들은 통화의 안정성 측면에서 달러가 위안화나 원화보다 뛰어나다는 점도 지적했다.

A시중은행의 외환딜러도 "무역결제에서 달러를 대체하려는 시도는 많았지만, 성공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기재부와 한은의 추가 조치를 지켜봐야겠지만 당장 달러 수요에 주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B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사실 통화의 안정성 측면에서 볼 때 장기적으로 위안화나 원화가 전 세계적인 기축통화인 달러를 대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이번 조치가 환시나 업체들의 달러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에도 중국 금융시장 자체의 한계로 달러 수요가 감소하지 않아 달러-원 환율에 주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C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중국의 금융시장 투명성 확보와 자유변동환율제도 도입 없이 무역결제의 달러 수요를 통화스와프 자금 지원으로 흡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달러화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지난 4일 발표한 통화스와프 활용방안은 양국 통화스와프 자금을 무역결제에 지원해 기업들이 위안화나 원화로 무역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다. 그간 양국 기업들은 무역결제의 95% 이상을 미 달러에 의존했다.

외환 당국은 주요 준비통화 의존도 감소에 따른 대외취약성 완화가 기대된다고 밝혀, 무역결제에서의 과도한 달러 의존도를 줄이는 것도 이번 조치의 목적 중의 하나라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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