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국내 금융시장이 설 연휴로 휴장한 사이 그리스 국채교환 협상에 대한 기대 등으로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내 채권금리도 연휴 사이의 미국채 약세 흐름을 일정 부분 뒤늦게 반영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밤 사이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다시 확산된 영향으로 채권금리의 약세 흐름도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 회의 결과를 앞두고 시장의 관망 심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한 금리 하방 경직성 = 25일 서울채권시장은 연휴 사이의 미국채 약세 등을 반영하며 약보합권에서 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적으로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가 확산되고 대내적으로 풍부한 수급 여건이 지속되고 있어 시장의 약세 흐름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채권금리의 하방 경직성이 상대적으로 더욱 강화되는 형국이다. 그리스의 국채교환 협상을 둘러싼 문제가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 데 따라 대외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지만, 시장의 매수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 2,000선 돌파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채권시장 참가자들 사이에는 코스피의 최근 상승세에 거품이 적지않다는 진단이 제기되고 있지만, 코스피 2,000선 여부에 대한 공방 자체가 채권 매수심리를 위축하게 한다.

채권가격이 국채선물 3년물 기준 연초보다 약 40틱 가까이 내려앉은 상황에서 대기매수에 대한 유인이 커진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의 대내외 여건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지난 한 주간 외국인의 일부 공격적인 현물 매수세가 확인됐지만, 시장의 강세 흐름은 철저히 차단됐다.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 대한 컨센서스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국채선물 104.50대 초중반을 웃돌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날도 시장은 일부 대기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으나 절대금리에 대한 레벨 부담 속에 강세 시도는 재차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고개 든 그리스 우려 = 뉴욕증시는 24일(현지시간) 그리스의 채무 불이행 우려가 고개를 든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33.07포인트(0.26%) 하락한 12,675.75에 거래를 마쳤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이 민간 채권단의 제안을 거부하자 그리

스 재료가 시장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 민간채권단 측에서 그리스 국채 교환에 관해 제시한 방안을 거부하고 양측에 협상을 계속하도록 압박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국가 신용등급위원회의 존 체임버스 위원장은 그리스가 올해 상반기 중에 '선택적 채무불이행(SD)' 등급으로 하향될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고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9월에 발표한 4.0%에서 3.3%로 낮추고 내년 전망치도 4.5%에서 3.9%로 0.6%p 낮췄다. IMF는 유럽의 부채위기가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날부터 이틀간 정례 금리 결정 회의를 연다. 금리 결정과 더불어 처음 발표되는 Fed의 금리 전망치 등이 주목된다.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는 FOMC 관망세 속에 전날과 비슷한 2.058%를 나타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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