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생명보험업계가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예정이율을 인하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신규 고객들의 보험료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예정이율은 보험사의 확정금리형 상품마다 미래에 내줘야 할 보험금을 고려해 만든 이율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보험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전체의85%를 차지한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과 삼성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을 중심으로 예정이율을 인하할 예정이거나 인하를 검토 중이다. 대형사들의 예정이율은 보통 연 3.75~4% 수준으로 금융감독원이 책임준비금 산출을 위해 제시하는 표준이율 4%를 밑돌고 있다. 금감원은 장기화되고 있는 시중금리의 저금리 기조에 따라 표준이율을 오는 4월부터 3.75%로 하향 조정할 방침이고, 대형 보험사들도 약 25bp가량의 예정이율 인하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보험업계는대형사들의 예정이율 인하가중.소형사들의 예정이율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대형사는 오는 4월 예정이율이 인하될 예정이기 때문에 그 이전에 보험상품에 가입하라는 판촉 행위를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보험상품의 예정이율 인하는 고객들이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의 상승으로 직결된다. 공정위는 예정이율이 약 1%포인트 변경될 때 마다 보험료는 최대 36%까지 조정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료 인상이 서비스 확대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실제 보험전문가들은 예정이율이 인하되는 만큼 보험 고객들에 제공되는 서비스 여건이 증대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예정이율의 인하 바람 속에 고객들에게만 보험료 '폭탄'이 돌아간다는 설명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보험사들의 예정이율 인하에 따른 고객 보험상품의 서비스 보장 범위가 확대되는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보험사들은 서비스 보장은 더욱 엄격히 구분하면서도 예정이율은 인하하는 추세라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정이율 인하에 따른 보험료의 상승폭은 시기마다 다른데 현재로서는 약 25bp의 예정이율 인하폭은 평균 10%가량의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형사들이 예정이율을 인하하기 시작하면 1개월 이내 중.소형사들이 뒤따라 인하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보험사들은 고객에게 익숙하지 않은 예정이율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수십 년 후에 고객들에게 보장되는 이율이 늘어난다는 것만을 강조하는 등 현란한 마케팅 기법으로 고객들을 현혹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예정이율 인하에 따라 보험사의 수익익구조가 더욱 탄탄해지는 만큼 고객의 보상범위 확대 등에 대한 감독당국의철저한 '스크린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확산되고 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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