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사업이 무산된 은평알파로스 사업 등 부동산 활황기에 추진됐던 대형 개발사업들이 줄줄이 좌초되고 있다. 건설경기침체와 불투명한 회복전망 탓에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가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시행사 알파로스PFV가 발행한 1천490억원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SH공사가 상환하면서 사업부지 매매계약이 자동으로 해제됐다.

또 사업협약서에 기술된 내용대로 SH공사의 통지에 따라 사업협약서 자체도 해제되는 수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알파로스PFV가 지난 2009년 사업부지를 5천억원에 매입하기로 약정하기 전의 상태로 고스란히 시간이 되돌려지게 됐다.

자산관리위탁회사(AMC) 알파로스복합개발㈜ 관계자는 "당장 청산에 대한 주체와 절차 등에 대한 논의를 거쳐 사업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자금에 대한 부분에서 법정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알파로스PFV는 건설공제조합(25%)과 SH공사(19.9%), 현대건설(12.98%), 롯데건설(9.89%), GS건설(9.58%), 국민은행(7.55%) 등이 1천200억원의 자본금을 투자해 설립했다.

자본금 1천200억원과 ABCP 1천490억원 중 2천270억원이 5천억원의 땅값을 위해 쓰였다. 나머지는 운영자금과 금융비용 등으로 이용됐고, 토지분납 일정상 내지 못하고 있는 금액은 1천900억원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출자사들은 귀책 여부와 회수금 규모 등을 두고 SH공사와 법정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SH공사가 알파로스PFV로부터 받은 땅값을 ABCP 상환에 쓰고, 잔액을 위약금 등과 상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SH공사는 청산절차를 진행하는 것과 별개로, 앞으로 개발사업에 대한 계획도 함께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H공사 관계자는 "상업시설 용도비율 등을 조정해 사업자를 재공모하거나, SH공사의 자체사업으로 전환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SH공사와 서울시는 이와 관련된 공식입장을 내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작년말 600세대가 넘는 은평뉴타운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알파로스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는 등 부족한 상업시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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