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지난해 4.4분기 우리나라의 실업률이 국내경기의 회복세로 완만한 하락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13일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국내 8개 경제연구소 및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지난해 4분기 실업률은 2.8%로 추정됐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 계절조정 실업률은 3.0%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기관별로는 신한금융지주와 아이엠투자증권, 키움증권, 토러스투자증권, 한국산업은행, 현대증권 등이 모두 2.8%를 예상했다. 동양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2.9% 전망치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실업률도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자와 비정규직 위주의 일자리 증가세로 낮은 실업률 자체가 본격적인 고용회복을 뒷받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표면적으로는 신규취업자 증가와 실업자 감소로 실업률이 하락하고 있다"며 "하지만, 신규취업자 수가 50대 이상에서 단순 노무직 위주로 증가해 낮은 실업률이 국내 고용 회복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철희 동양증권 이코노미스트도 "하반기 완만한 경기 회복을 반영해 실업률 하락이 이어지는 중"이라며 "하지만, 주로 고령자와 비정규직 위주로 일자리가 늘었고, 청년 취업률은 하락해 노동시장 양극화 현상은 심화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고령자 중심의 취업자 증가가 내수 회복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김종수 토러스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인구구조 변화와 베이비붐 세대 은퇴 영향으로 주로 소득수준이 낮은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늘어나는 중"이라며 "내수 회복력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도 "50대 이상의 저임금 취업자 증가가 고용 회복을 주도하는 가운데 엔저와 내수경기 부진에 따른 불안 요인도 상존한다"며 "민간소비의 본격 회복을 유발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저효과 등으로 최근 고용시장의 회복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며 "양적인 회복 지속에도 질적인 회복이 더뎌 고용시장 회복에 따른 국내 체감경기 개선은 다소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선진국 경기 회복의 긍정적인 영향이 확산될 때까지는 본격적인 고용시장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마주옥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의 양적인 개선이 나타나는 중이지만, 경기 회복속도가 느리고 이에 따른 고용의 실제적인 개선은 크지 않다"며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국내 수출과 내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때까지 본격적인 고용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heo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