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금융위원회가 문책성 과장급 인사를 단행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20일 과장급 15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금융위 내 30여 명의 과장급 전체 인원을 고려하면 절반가량이 이동한 셈이다.

이로써 금융위는 지난해 4월 보험과와 금융정책과, 자본시장과 등 21명에 대한 과장급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9개월 만에 중폭 이상의 전보 인사를 실시하게 됐다.

특히 이번 인사에는 보험과장과 산업금융과장 등 주무과장이 다수가 또다시 인사 대상자에 포함됐다.

당초 금융위는 잦은 인사이동이 조직은 물론 관련 금융 업권의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해 최소한의 과장급 인사를 단행할 의사를 밝혀왔다.

그럼에도, 금융위의 과장급 인사가 당초 예상보다 커진 데는 일부 과장에 대한 문책성 인사조치가 포함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관련 업권과 내부의 평가가 좋지 못했던 일부 과장이 타 부서로 이동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경질을 위한 인사이동과, 외부 파견 및 민간기업으로의 이동 등으로 생긴 공석 메우기가 진행되며 과장급 인사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예기치 못한 변화를 맞이한 곳은 자본시장국이다.

자본시장국은 자본시장과와 자산운용과, 공정시장과 등 국 내 3개 과의 과장이 모두 이동했다. 자본시장국은 신임 국장이 선임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다.

한 국의 국ㆍ과장을 한꺼번에 바꾼 것은 금융위로서도 이례적이다. 이에 금융위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해졌다.

금융위의 이러한 말바꾸기 인사에 관련업계에서는 벌써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그간 금융위는 '조찬 모임 한 번 하고 나면 담당 과ㆍ국장이 바뀐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진행돼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담당 과장과 국장이 모두 달라져 혼란스럽다"며 "금융위 조직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익숙해질 만하면 바뀌는 인사는 업계 입장에서는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금융위 내부도 이러한 문제에 대해 공감하는 모습이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두고 업계에서 불만을 표현해도 뭐라 할 말이 없다"며 "아무래도 담당 업무가 바뀌다 보면 과도기가 필요한 만큼 일단은 관련 업무를 최대한 빨리 파악해 현안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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