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 이사회는 한국 원화가 완만하게 저평가됐으며 외환시장 개입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IMF 이사회는 22일(미국시간)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연례협의(Article IV Consultation)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IMF는 작년 11월 한국을 방문한 협의단 차원의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했으며, 두 달간 내부 이사회 검토를 거쳐 지난 10일 협의를 마치고 이날 공식견해를 공개했다.

IMF 이사회는 한국의 대외 불균형이 심화하고 환율에 대한 압박이 커진 점에 주목했다. 실질실효환율로 볼 때 원화는 완만하게 저평가된 것으로 진단됐다.

이사회는 원화 환율이 앞으로도 시장에서 결정돼야 하며 당국의 환시 개입이 무질서한 시장 상황을 완화하는 경우로 제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사회 대다수가 환시 개입의 투명성을 높이면 환율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개선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고려했다.

내수 진작을 위한 구조적 정책과 유연한 원화 환율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과 일치하며 경제 리밸런싱(rebalancing)을 가능케 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부 이사는 현재 외환보유액 수준이 적정하며 추가 축적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 반면, 다른 일부는 과거 위기사례에서 외환보유액이 강력한 완충제가 됐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속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IMF는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바닥을 치고 반등했으며 올해 경제 성장세가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7%로 제시됐다.

IMF는 그러나 한국 경제의 성장 전망에서 리스크가 단기와 장기 모두 하방에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단기적으로 가장 큰 리스크는 대외에서 발생하며, 한국 주요 교역국의 성장이 급격하게 둔화하거나 금융시장이 심각하게 불안정해지는 경우다.

국내 리스크는 가계부채가 상당한 상황에서 내수가 취약하다는 점이 꼽혔다.

구조적 개혁으로 급속한 인구 고령화 문제를 상쇄하지 못한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잠재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IMF 이사들은 한국 정부의 능숙한 정책 결정으로 경제가 최근 위기를 잘 견뎌냈다면서 높이 평가했다.

이사회는 다만 경제 구조를 내수 위주로 재조정하고 포괄적인 성장을 촉진하며 생활수준을 개선할 수 있는 구조적 개혁이 계속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사회는 경기회복세가 견고해질 때까지 당국이 통화와 재정 정책 스탠스를 경기부양 기조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는 경기가 자동으로 안정되게 하는 요소들을 개선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늘리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하며 과세 기준을 확대해야 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IMF 이사회는 또 균형 예산을 달성한다는 중기적인 재정 전망을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금융권은 전반적으로 안정됐으나, 당국은 리스크를 예의 주시해야 하는 것으로 진단됐다.

이사회는 특히 부진한 은행권 수익과 가계 및 기업 부채, 비금융 예금 기관 등에 대한 감독 구조를 더 개선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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