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이제는 경험과 노하우로 승부합니다"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의 말에는 여유가 묻어났다. 지난 수년간 국내 최고의 IB 하우스 자리를 지켜온 자부심도 보였다.

우투증권은 지난 2일 발표한 연합인포맥스의 '2013년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서의 성적을 바탕으로 '제3회 금융대상'에서 IB 부문 종합대상 수상기관으로 결정됐다.

IPO 주관 1위, 유상증자 주관 1위, 주식관련채권 주관·인수 1위 등 주요 부문 3관왕을 차지했고 M&A재무자문(완료·종합기준) 1위를 비롯해 채권 주관·인수, ELS.DLS 발행 등 전 부문에서도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김 사장은 "연합인포맥스 IB 부문 종합대상을 받게 돼 진심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특히 이번을 포함해 5년간 3차례나 종합대상을 받은 것은 우투증권이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IB 하우스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랜드마크 거래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고 상품별로 한쪽에 편중되지 않는 고른 경쟁력과 수익구조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러한 점이 업계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최대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우투증권이 올해도 최고 IB로 선정된 데에는 단지 트랙레코드에만 있지 않았다.

김 사장은 증권사들이 거래대금 감소 등으로 리테일 부문 침체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IB 부문이 돌파구가 돼야 한다는 신념하에 전통적인 인수·주선 업무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다소 경직된 리스크 관리 부문의 규제를 완화했고 영업조직 의견을 반영해 Product Sales 본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김 사장은 "유전펀드와 같은 해외자원개발 펀드, 수익성 부동산 펀드, 우량한 주식관련채권이나 후순위 채권을 리테일에 공급해 회사 내 시너지를 제고하고 고객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외국계 IB 틈바구니에서 M&A 재무자문에서 탁월한 실적을 거두는 점에 대해 "M&A재무자문 뿐만 아니고 다른 분야에서도 뛰어난 경쟁력을 갖춰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M&A와 연계한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제시하고 그룹사 전체 지배구조 변경에 대한 자문도 제공해왔다"고 전했다.

대형 또는 크로스보더 M&A에서 국내 IB가 여전히 소외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실제 거래 수행능력보다는 실패 시 기업 담당자가 책임을 회피하고자 해외 IB를 선호하는 경향도 일부 있고 해외 고객 기반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해외 거점 확대와 현지화, 에버코어(Evercore), 미즈호(Mizuho) 등 해외 법인들과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네트워크 구축하고 있다"며 말했다.

김 사장은 국내 M&A뿐만 아니고 투자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사모펀드(PEF)에 대한 영업법도 소개했다.

그는 "인수 단계에서 PEF의 투자전략에 부합하는 투자대상 물색과 연결, 투자 대상 밸류에이션, 인수금융, 자본시장을 활용한 자금조달 방안을 제시하고 투자 종결 후에도 엑시트에 대한 자문을 통해 매각자문 수임기회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PEF의 경우 M&A 추진 시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다양한 파이낸싱을 하는데 MBK파트너스의 네파 인수금융 사례와 같이 기업신용공여 기능과 연계해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강점이라고 김 사장은 전했다.

그는 올해 시장 상황에 여전히 불투명하다고도 진단했다. 경제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으나 증권업황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그는 "단순한 시장점유율 경쟁보다는 고객 니즈에 맞는 여러 상품 포트폴리오 제공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라며 "IPO의 경우 SPAC, KONEX, Pre-IPO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주식관련채권의 경우 BW 발행 규제로 어렵지만, A-급 이하 발행사의 CB와 EB 발행 수요는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투자 매력이 높은 상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은행과의 계열 분리로 IB 영업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우리은행과의 협력 관계는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또 은행과 보험, 증권, 캐피탈, 선물을 아우르는 다양한 계열사를 가진 NH농협금융지주로의 편입은 경쟁력 강화에 있어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NH농협금융의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면 IB 부문을 비롯해 전사적인 상품 개발 역량과 거래 창출 능력을 가진 우투증권과의 시너지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IB 시장 발전을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일련의 사고 등으로 소비자 보호 중심의 규제가 강조돼 적절한 리스크 테이킹을 통한 창의적인 상품을 만들기가 어렵다"며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가 기업 신용공여에 대한 부분을 적절히 반영하지 않아 신용공여 확대 시 NCR이 과도하게 하락하는 것도 아쉽다"고 토로했다.

또, "저성장, 저금리로 해외로 투자범위를 확대해야 하는데 제반 규정은 아직 시장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해외채권투자 신고서 제출 면제나 해외상품에 대한 표준투자 준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coop21@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