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1월 소비자물가는 한파와 설 연휴 등 계절적 물가 상승 요인에도 내수부진의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1%대의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연합인포맥스가 27일 국내 경제연구소와 금융기관 11곳을 대상으로 지난 16일부터 24일까지 벌인 설문조사를 집계한 결과, 이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 지난달보다 0.5% 각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관별로는 전년 같은 달 대비 기준으로 한국산업은행이 2.1%로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제시했다. 신한금융지주는 1.3%, 동양증권과 IBK투자증권, KDB대우증권은 1.1%를 예상했다. 키움증권과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1.0%, 현대증권은 0.9%, 하나대투증권은 0.8%로 각각 내다봤다. KB투자증권은 0.7%로 가장 낮은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제시했다.

또 전월대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0.2%에서 1.4% 사이에 분포했다.

전문가들은 공공요금 인상의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계절적 요인에 따른 농수산물 가격 상승이 1월 소비자물가의 상승세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주옥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설 연휴와 한파 등의 영향으로 농축산물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며 "공공요금과 일부 서비스업 가격도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철희 동양증권 이코노미스트도 "도시가스 요금 5.8% 인상 등 공공요금 상승이 있었고, 연초 효과에 따른 식료품 등의 가격 상승도 있었다"며 "설 효과로 농산물 가격도 재차 상승세로 돌아서며 전월 대비 비교적 큰 폭의 물가 상승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중혁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원화 강세와 국제 원자재가격 전반의 안정 등으로 해외로부터의 물가 상승 압력은 낮을 것"이라며 "하지만, 공공요금과 집세 상승세 등과 같은 국내 물가 상승 요인 등을 고려하면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5%의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낮아 당분간 물가 상승률이 2%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공공요금 현실화에 따른 물가 상승 요인이 남아 있지만, 원자재 가격의 안정과 수요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미미한 상황"이라며 "상반기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2% 선을 밑도는 안정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농산물과 에너지 가격이 여전히 안정된 가운데, 디플레이션 위험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인 공급 능력 대비 수요 부족상황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물가 상승 압력이 낮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며, 수요가 급증할 수 없는 만큼 저물가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저 효과 등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 전후의 낮은 수준이 지속될 것이며, 국내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없애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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