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포스코건설이 부산 엘시티 사건과 연루된 불안감 속에 현금까지 말라가고 있다. 순차입금이 1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서고 구조조정까지 진행돼 녹록지 않은 모습이다.

23일 연합인포맥스 기업정보 재무제표(화면번호 8109)와 공시정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포스코건설의 별도 기준 순차입금 비율은 2.25%다. 총 차입금이 6천998억원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금융기관예치금(6천233억원)보다 많았다. 자본은 총 3조3천985억원으로 계산됐다.

작년 3분기에는 포스코건설의 별도 기준 순차입금이 없었다. 당시 현금성 자산은 1조3천585억원이 넘어 차입금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올해 들어 현금이 급격히 줄면서 차입금은 늘면서 지난 분기에 역전됐다.





연결기준으로는 올해부터 순차입금이 쌓였다. 작년 말에는 연결기준으로도 현금성 자산이 차입금보다 1천970억원가량 앞섰다.

포스코엔지니어링과 브라질, 베트남 등에 진출한 자회사 등에서 손실이 쌓인 결과다. 포스코건설은 연결기준으로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2천833억원, 당기순손실은 3천888억원을 기록 중이다.

자회사의 부진을 지탱하던 모회사인 포스코건설도 상황이 좋지 못하다.

별도 기준으로 올해 1분기에는 72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이후 두 분기 동안 연속 적자를 보였다. 그나마 올해 누적으로 316억원의 이익을 유지하는 게 위안거리다.

포스코건설의 부진과 함께 현금이 마르고 있지만, 주변에는 암초가 많다.

황태현 전 사장은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만나고 나서 전격적으로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시공을 맡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엘시티는 포스코건설의 국내 수주 중 가장 큰 규모지만, 사업성이 담보됐는지 의구심을 받는 상태다.

연말까지 인력 구조조정이 예정돼 부족한 현금 상황은 더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한 건설사의 관계자는 "이미 포스코엔지니어링이 대규모 퇴직금을 지급했는데 포스코건설도 이런 모습이 이어질 것이다"며 "엘시티가 주위의 시선처럼 사업성을 담보하지 못하면 이익을 창출할 동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건설의 영업부진에도 재무구조가 급격히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엔지니어링의 구조조정 비용이 490억원, 부산물류센터 상각비가 100억원 반영되면서 영업적자를 나타냈다"며 "사우디 아람코의 황이송설비 프로젝트에서 670억원 등 해외 프로젝트에서 추가 원가가 반영됐는데 4분기에도 해외 현장 전반의 원가 조정이 예상돼 지난 분기와 유사한 수준의 실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 현장에서 미수금을 원활히 받는지가 관건이다"며 "올해 갑작스럽게 영업적자로 전환했지만, 비교적 유동성이 양호해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은 적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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