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해는 바뀌었지만, 증권업계의 주식거래 수수료 인하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출혈 경쟁 속에서 키움증권 등 온라인 선두주자의 점유율은 상승하고 있으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한 지경에 이르렀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요 31개 증권사의 평균 HTS 주식거래 수수료율은 18bp(1bp=0.01%), MTS는 15bp로 나타났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수수료율은 형식적인 수치가 돼버린 지 오래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온라인에서 개설 가능한 비대면 계좌가 도입되며 증권사 간의 고객 유치 경쟁이 가속화됐고 수수료 면제 이벤트를 진행하는 증권사들이 늘었기 때문이다.최근 대신증권은 신규 고객과 지난해 거래가 없었던 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계좌 개설 시 5년간 무료 주식거래' 이벤트를 진행했다. 미래에셋대우도 지난 2일자로 수수료 인하에 나섰다. 이어 며칠 전부터 신규 계좌 개설자에게 2025년까지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시작했다.

케이프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은 지난해 각각 7년과 10년간 거래 수수료 면제를 내세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고객 유치에 나서는 것은 확보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 판매로 유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적극적인 증권사들의 프로모션과는 달리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거래대금은 부진했다. 지난해 4분기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7조1천억원에 그쳐 전년동기대비 11% 이상 감소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주요 증권사의 합산 주식 위탁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체 파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키움증권의 점유율은 늘어났다.

지난 2015년 16%대였던 키움증권의 점유율은 지난해 18% 수준으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의 점유율은 소폭 축소됐다.

그런데도 거래대금 감소와 수수료 인하 경쟁의 여파로 점유율이 늘어난 키움증권마저 타격을 입게 됐다.

서 연구원은 키움의 4분기 주식 위탁 수수료가 전년 동기 대비 13%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위탁매매 부문에 대한 절대적인 의존도는 증권사 수익 안정성에 부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증권업 수익 구조상 위탁매매 수익 비중이 높고 증시 환경 등 외부변수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올해에도 높은 실적 변동성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yjhw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