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교보증권이 자사주 처분 계획을 밝힌 이후 주가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23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자사주 매각 계획을 공시한 지난 18일 이후 교보증권의 주가는 10.2% 하락했다. 지난 2거래일간 342억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것이다.

교보증권은 오는 4월 18일까지 자사주 131만5천662주를 장내 매도 하기로 했다. 회사는 자사주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영업용순자본비율(NCR) 확대 및 유통주식 증가에 따른 유동성 확대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자사주 매각으로 회사의 NCR 비율은 7%포인트 이상 개선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자사주 매각이 끝난 이후에도 당분간 유상증자 등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교보증권이 매각하겠다고 밝힌 자사주 처분 수량은 전체 유통주식수의 3.7% 수준이다. 교보증권의 지난 1년간 일평균 거래량이 6만5천주 정도라는 점을 고려할 때 주가에 부담될 만한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자사주 매각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회사의 상황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주체가 주식 매각에 나선다는 점이 투자 심리를 약화할 수 있다.

또한, 회사가 주식 처분을 통해 가장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때 매각하는 것이란 인식을 주며 주주들에게 '주가 꼭지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교보증권의 펀더멘털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의 수익구조에서 IB와 자산관리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체질 개선을 나타내고 있다. 순영업수익에서 IB나 자산관리 부문의 비중은 40%까지 확대됐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환경변화에 비탄력적이고 고마진 사업인 IB, 자산관리 등 수익비중이 확대된 점을 고려할 때 향후에도 우수한 이익창출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자산관리 등 고마진 수익비중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사업안정성도 제고됐다"고 평가했다.

회사의 수익성도 증권업종 내에서 두드러진다. 교보증권의 지난해 ROE는 8.7%였다.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한 대형 증권사의 예상 ROE는 5% 수준이다.

또한, 교보증권은 매년 100억원 이상의 임대료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임대료 수익은 전체 영업외수익에서 67%의 비중을 차지했다. 관련 수익의 대부분이 여의도 본사 건물에서 발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의도역 주변에서 역과 직접 연결된 건물은 교보증권뿐"이라며 "여러 증권사가 여의도를 떠나며 공실이 많이 발생했지만, 교보증권 건물은 공실률이 낮기로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yjhw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