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유안타증권이 대만 유안타그룹의 품에 안긴 지 4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증권가 매각설의 단골로 등장하고 있다.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는 업계 전문가들이 많은 상황이지만,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주목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에서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과 맞물려 유안타증권이 잠재 M&A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유안타증권은 그간의 매각설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꾸준히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2년 전에는 최대 주주인 대만 유안타그룹이 매각을 위해 시장에서 접촉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 금융지주사가 직접 인수 의향을 내비치며 유안타증권에 접촉했으나 구체적으로 딜이 진행되지는 않았다.

이 외에도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려는 금융지주사들이 잠재적 인수자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됐다.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시동을 걸며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계열 증권사가 없게 된 JB금융지주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힘쓰고 있는 하나금융지주 등이 잠재 인수자로 언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현재 대만 유안타그룹의 입장에서 증권을 매각할 유인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대만 유안타그룹은 유안타증권 인수 이후 장내 매입 등을 통해 꾸준히 지분을 늘렸다. 지분율은 현재 54.2%까지 확대됐다. 주가 부양과 배당 이익 확보를 위한 조치였으나 아직 배당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지는 못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2014년 이후 한 번도 현금배당을 하지 않았다. 이듬해 흑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순이익이 직전 연도의 2배 이상으로 늘었지만, 지금까지 배당 규모는 '0원'이다. 대만 유안타증권의 배당성향은 60~70%에 달한다.

A 증권사 관계자는 "대만 유안타그룹은 당분간 배당을 지양하고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기업가치를 높여서 당장이 아니라 향후 비싼 가격에 매도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수 후 기업가치가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는 점도 매각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최근 매각설이 재점화하며 주가가 올랐으나, 여전히 저평가 국면에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평가하는 유안타증권의 주당순자산가치(PBR)는 0.9배 수준이다. 기업가치가 지금 당장 사업을 중단하고 청산에 들어갈 때의 가치보다 저평가된 상황이라는 의미다.

B 증권사 관계자는 "대만 유안타그룹이 큰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한국 시장에 진입했는데, 쉽게 철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범아시아 네트워크 확보 측면에서도 한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기업 IB딜 등 시너지 효과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유안타증권이 정상화 초입에 있는 만큼 당장 매각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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