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현대중공업이 현대오일뱅크 밸류에이션을 낮춰서라도 하루빨리 기업공개(IPO)를 하려 하고 있다. 주관사에서는 공모가 책정 기준을 낮게 잡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공모가 산식과 관련해 최종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 가치를 처음부터 낮게 평가해 당초 예정했던 공모가 밴드보다 낮게 잡을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원래 지분 60%를 보유한 현대쉘베이스를 연결재무제표에 100% 편입해왔으나 지난 7월, 최근 실적을 지분에 연동하도록 사업보고서를 정정공시했다. 지분이 줄어드는 만큼 현대쉘베이스의 실적도 적게 반영된다는 얘기다.

이미 선제적으로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선택했지만, 여기에 공모가를 산정할 때 사용되는 동종기업 가치평가 기준도 낮은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의 EV/EBITDA의 배수를 6배 안팎으로 보고 있다. 이는 SK루브리컨츠(10배), S-Oil(9배)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이미 대부분의 서류작업은 마친 상태로 최종적으로 어떤 밸류에이션을 적용할지가 관건이다"며 "현대중공업 측이 빨리 상장을 해서 유동성을 확보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당초 올해 하반기 중에 상장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금융감독원의 회계 감리 때문에 지연되고 있다. 다행히 지난달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해 팔부능선은 넘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공모가가 확정되는 대로 증권신고서를 내겠지만,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해야 올해 중에 상장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현대중공업 입장에선 하이투자증권 매각, 오일뱅크 상장을 연내에 마무리해야 불확실성이 해소된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l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