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중국 베이징에서 7~8일 이틀 동안 열리는 미·중 차관급 무역협상에 관련된 전망이 앞다투어 제시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소식통들과 전문가들을 인용하며 차관급 무역협상은 미국과 중국 양측의 이행·요청사항을 점검하고 향후 협상의 로드맵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요구사항·양보안 검토…이행사항 점검

매체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차관급 무역협상이 상당한 수준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미국과 중국이 차관급 협상서 서로의 요청사항과 양보안을 검토하고, 그간 약속해 온 사항이 제대로 이행됐는지를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중국 정부 무역 자문은 "차관급 협상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겠지만 양측은 (차관협상을) 서로의 요구와 제안을 확인하고, 무역 '딜'(deal) 타결 가능성을 검토할 기회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은 무역적자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데 근접해 있으며, 중국은 경제의 구조적인 변화를 일부 이행한다는 데 열려 있는 상태다"고 매체에 전했다.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대표단은 이번 협상서 중국이 그간 약속해 온 사항의 이행 여부를 자세히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가 인용한 한 미국 업계 소식통은 만약 이번 협상을 이끄는 제프리 게리시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중국이 무역 합의 이행에 진지하다는 것을 확인하면, 추후 협상이 빠른 속도로 진전될 것을 예상한다고 폴리티코에 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의 진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모호한 약속에 구체적인 뼈대와 살을 붙이고, 미국과 검증 절차를 함께하는 동시에 약속 이행 방안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90일 무역 전쟁 휴전 후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 ▲미국산 수입차 추가관세 인하 ▲외국인 투자 관련 법안 고안 ▲'중국 제조 2025' 정책 강도 완화 등을 시행했다.

◇향후 회담 논의 내용 준비·로드맵 제시

이번 차관급 무역협상이 향후에 있을 추가 회담에서 확정될 내용을 준비하고, 로드맵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 중국 정부 자문은 중국이 갈등의 수위를 낮춰 올해 상반기 내 '큰 타결'을 이룰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고 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전했다.

닛케이 아시안 리뷰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차관급 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질 경우 올해 상반기 내 직접 만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왕이웨이 런민대 국제관계 교수는 "양국이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할 시간이 됐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중국은 시장 개방, 지식재산권 보호와 무역적자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사항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자 다오징 베이징대 국제관계 교수는 "한 전망은 이번 협상이 추후 고위급 회담에서 확정될 약속사항을 준비하는 자리가 된다는 것"이라면서도 "동시에 양측이 이번 협상에서 크게 기대하는 것이 없다는 전망도 있다"고 말했다.

◇美 무역협상단 "진지하다"…게리시는 라이트하이저 신임받는 인물

차관급 무역협상을 주도하는 게리시 USTR 부대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의 신임을 받는 인물이며 이번 무역협상에 진지한 태도로 임하고 있다는 언급도 나왔다.

미국 상무부의 전임 연구원이자 현재 법률회사 크로웰앤모링의 국제무역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스펜서 투비아는 게리시 부대표가 "강하고 터프한 협상가"라면서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큰 신뢰를 가진 인물"이라고 말했다.

프랭크 라빈 전 상무부 차관보는 이번 미국 측 협상단을 "무역 전문가들로 이뤄진 진지한 그룹"이라고 평가하며 "이들은 진지한 대화를 위해 베이징에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빈 전 차관보는 미국 측 협상단이 방중하는 것은 중국 측으로부터의 협상안이 이미 올라왔고, 최소한 협상의 뼈대는 구성됐다는 뜻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차관들은 '무슨 생각이 있는가?' 정도의 질문을 하기 위해 (중국에) 가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그들은 (중국의)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미국이 이를 더 압박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빈 전 차관보는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번 차관급 무역협상이 협상의 마지막 단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장기화 리스크가 무역협상 업무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투비아 전임 연구원은 미국 USTR은 무역협상을 위해 모든 동력을 가동하고 있다면서, 미국 측 협상단의 입장은 크리스마스 전에 확정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 교수도 이번 협상에서 미국 측은 이전보다 질서정연해 보인다면서, 협상에서 USTR이 주도적인 자리를 맡아 추진하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산업정책 전반 변화는 점진적일 것…"아무런 결과 없을 수도"

한편, 전문가들과 소식통들은 미국이 중국의 국유기업 문제, 산업정책 전반에 관련된 변화는 점진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왕 교수는 미국이 중국 측을 과도하게 압박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면서 지나친 압박으로는 양국의 갈등이 영원히 해결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이번 차관급 회담이 어느 방향으로 가게 될지는 모른다면서 협상 성사와 실패 양측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모두 있다고 평가했다.

hrl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