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에도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지금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는 석유화학 및 발전 플랜트 등에 집중됐지만 코로나 19에 영향으로 병원과 신도시 등 새로운 사업의 비중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홍콩 병원관리국으로부터 유나이티드 크리스천 병원 공사를 수주했다.

이 공사는 지하 3층~지상 22층 규모의 외래 동, 지하 4층~지상 18층 규모의 일반병동 및 기타 부속건물을 신축하는 프로젝트로다.

총 공사금액 약 11억7천만달러(약 1조4천억원)에 달하고 현대건설이 홍콩 건설사 빌드킹과 공동 수주해 현대건설 지분은 약 3억5천만달러(약 4천200억원)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해외 프로젝트 물량이 축소되는 열악한 환경 속에 이뤄낸 것"이라며 "현대건설은 국내외 다양한 병원 실적을 보유한 건설사로, 최근 병원 프로젝트를 비롯한 해외수주 역량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신도시 개발의 경우도 국내 풍부한 신도시 조성사업의 경험을 기반으로 해외 선진 건설사 대비 국내 건설사가 선점할 수 있는 영역으로 꼽히고 있다.

병원과 신도시 사업은 필수 생활 요소를 건설하는 것인 만큼 정부의 강행 의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사업이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플랜트 등의 산업 설비는 기술적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사에, 가격경쟁력은 중국, 인도 등에 밀리고 있는 국면이기 때문에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 해외 신도시 개발사업은 플랜트 시공보다 공정의 난이도나 비용 컨트롤이 수월해 수익성도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해외 신도시 사업의 경우 대우건설, GS건설, 한화건설 등이 진행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초 KDB산업은행 등 국내 금융기관들과 한화 약 4천600억원 규모의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 신도시 복합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개발 합의서를 체결했다.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는 1996년 대우건설이 베트남 정부에 신도시 조성을 제안하면서 시작된 최초의 한국형 신도시 수출 사업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베트남 사업은 1단계 아파트 사업이 오는 10월 준공 예정이며, 5월에 분양한 2단계 1차 빌라 사업의 분양률은 96%에 달한다.

내년부터는 2단계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직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잠잠해지지 않아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화건설의 경우 당초 올해 이라크 신도시 건설 사업의 매출이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코로나19 이후 매출 전망은 불투명해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한화건설의 해외도급공사 건축 부문 매출 비율은 13.54%로 전년 대비 2.97%포인트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라크 현지 공사가 속도 조절을 하고 있고 다시 사업 정상화까지 불확실성이 큰 만큼 당분간 해외 사업의 어려움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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