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결국 무산되면서 본업인 건설업 실적 회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추진했던 유상증자 자금으로 토지대로 납부하는 등 건설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지만 정부와 시장의 신뢰를 잃은 만큼 쉽지 않은 상황이 예상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유상증자 당시 HDC현산은 만약 예상치 못하게 아시아나 항공 인수가 취소될 경우 공모 자금 약 3천207억원을 토지대납부 및 지급 어음 결제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HDC현산은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의 토지대금 납부를 위해 유상증자 자금을 사용하고 인천 남구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경쟁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다만, HDC현산의 최근 분양실적은 경쟁사 대비 아주 부진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HDC현산의 분양 상반기 주택공급은 4천128세대로 연간목표 1만9천644세대 기준 21.0%에 머물렀다.

하반기에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서 사실상 연간 주택 공급 목표달성을 어려워졌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도 1천47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4.8% 감소했다.

매출은 9천56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4% 급감했고 순이익도 1천11억원으로 32.9% 줄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년간 타사 대비 HDC현산의 주택 공급 부진이 두드러졌다"며 "부진했던 주택 공급 회복 방안 및 신사업 추진 방안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HDC현산의 주택공급도 6천392세대에 불과했다.

주택사업 회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지만 이번 인수 실패로 정부와 시장의 신뢰를 모두 잃게 된 것이 건설실적 회복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이미 지급한 계약금 2천500억원을 둘러싼 법정 다툼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산업이 인수 계약 해제를 통보한 이후 계약해제 및 계약금에 대한 질권 해에 필요한 절차 이행 통지에 대해 법적인 검토 이후 관련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DC현산은 계약의 거래종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매도인 측의 선행조건 미충족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향후 법정 다툼에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의 대립도 불가피한 만큼 정부와의 관계 설정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산은이 1조원 인수 가격 인하를 제안했으나 결국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은 만큼 3기 신도시 등 정부 주도의 사업 참여에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깜짝 인수 추진으로 잃었던 시장의 신뢰 회복도 중요해지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부터 노딜 결론까지 HDC현산이 투자자로부터 평가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노딜로 끝난 상황에서 전향적인 태도 변화와 함께 그동안 외면했던 투자자와 소통에 힘을 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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