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SK이노, ITC 연기 결정 '동상이몽 해석'…결국 합의로 가나
LG화학·SK이노, ITC 연기 결정 '동상이몽 해석'…결국 합의로 가나
  • 이미란 기자
  • 승인 2020.10.27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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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최종 판결을 연기하면서 양측 합의 여부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일단 ITC의 연기 결정을 각자 유리한 쪽으로 해석했지만, 소송 장기화 부담을 덜기 위해 결국 합의에 나설 가능성이 엿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ITC는 26일(미국 현지시간)로 예정됐던 최종 판정을 오는 12월 10일로 45일 연기했다.

ITC는 이달 5일 최종 판정을 내리기로 했으나 26일로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ITC는 이날 위원회의 투표를 통해 재연기를 결정했다면서 그 배경이나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당초 ITC가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의 패소로 예비 결정을 내렸고, 예비결정이 뒤집힌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LG화학 승소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ITC가 재차 판결을 연기하면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소송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ITC가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 판결을 그대로 인정하되, 공익 여부를 추가로 따져볼 수 있다는 것이다.

ITC가 SK이노베이션이 미국 내에서 배터리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미국과 그 기업 등의 이익과 부합한다고 판단할 경우 패소 이후에도 미국 내 배터리 공장 가동이 가능할 수 있다.

ITC가 지난 2월 내렸던 예비 판결에 대해 수정 지시를 내릴 확률도 있다.

사실상의 전면 재검토 결정으로 소송전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이 가장 기대하는 시나리오다.

SK이노베이션 측은 "ITC가 앞서 1차로 21일 연기한 데 이어 추가로 45일이라는 긴 기간을 다시 연장한 사실로 비춰 본 사건의 쟁점을 깊이 있게 살펴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이런 견해에 힘을 실었다.

반면 LG화학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ITC가 판결을 연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일 뿐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한 예비 결정처럼 최종 결정도 SK이노베이션의 패소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LG화학은 "(코로나19가 확산한)지난 3월 이후 현재까지 ITC가 최종결정 시점을 미룬 것은 총 14건"이라며 "이 중 9건에 대해 최종 결정이 내려졌으며, 모두 피조사인이 패소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 연기가 LG화학보다는 SK이노베이션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돼 왔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1·2공장을 짓고 있으며, 현재까지 투자가 결정된 금액은 총 3조원이다.

장기적으로는 총 50억달러(약 5조9천500억원)까지 투입할 예정으로,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효과가 상당하다.

ITC의 조기 패소 결정이 최종 확정되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과 모듈, 팩, 관련 부품·소재에 대한 미국 내 수입 금지 효력이 발생해 사업이 어려워진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SK이노베이션을 옹호하는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해 ITC의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만약 이날 패소 결정이 났다면 ITC에 공탁금을 걸고 대통령 거부권 행사 결정 전까지 60일간 수입금지 조치 효력을 중단하며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러나 ITC가 결정을 미국 대선(11월 3일) 이후인 12월로 미루면서 SK이노베이션의 이런 카드는 힘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역시 배터리 사업 분사나,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코나 전기차(EV) 화재 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어 ITC 소송을 장기간 끌고 가는 것은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ITC 연기 결정에 대해 다른 입장을 내놓았지만, 소송 장기화 부담을 고려해 합의의 문은 여전히 열어놓았다.

SK이노베이션은 ITC의 연기 결정 이후 "소송의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도록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LG화학도 "SK이노베이션이 진정성을 가지고 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라고 했다.

mr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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