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이현정 이윤구 홍경표 기자 =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재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빈소 방문자들은 검사를 받으라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안내가 발송되면서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을 비롯해 조문을 한 재계 총수는 물론 정관계 인사들도 일제히 검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에서 나흘간 장례를 치르며 조문객들을 맞은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자녀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지난달 베트남 출장과 유럽 출장, 지난 5월 중국 출장을 다녀오면서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바 있다.

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지난달 26일 빈소를 찾아 조문한 재계 총수들도 검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이웅렬 코오롱그룹 전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 등도 빈소를 찾은 바 있다.

박용만 회장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하면서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재계 총수와 경제단체장 중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김영주 무역협회 회장 등은 지난달 27일에 조문해 코로나19 검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외에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이 회장의 빈소 조문객들이 잇따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지난달 26일 이 회장의 빈소를 찾았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은성수 금융위원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이날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재벌 총수도 예외 없이 장례식장 입구에서 QR코드를 등록하고 들어가기 때문에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면 검사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확진자와 같이 1층 입구에 머무른 경우 검사 대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대본의 이번 조치는 지난달 26일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다녀간 사람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는 지난달 25일 별세한 이건희 회장의 빈소가 차려졌었다.

확진자는 같은 달 26일 장례식장을 방문하고서 이튿날인 지난달 27일 증상이 처음 나타났다.

당시 장례식장에는 정재계를 비롯해 문화·예술·체육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고, 1천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대본이 당시 방문자들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아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앞서 이 회장의 빈소를 찾은 정·재계 인사 등 상당수가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장례식장 방문자 가운데 아직 확진자가 추가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불특정 다수가 코로나19에 노출됐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확진자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음에도 장시간 장례식장 근처에 머문 만큼, 이 사람이 다른 방문자에게 감염증을 전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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