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국내 통신사 및 방송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4일 신년사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신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2020년은 격변의 해…코로나19로 가속된 사업 구조 전환

지난해는 예기치 못한 코로나19의 급습에 통신·방송업계도 대응책 모색에 분주했다.

조직 개편은 물론 기존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도모해 생존 전략을 수립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지난해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예측하지 못한 블랙스완을 맞았다"며 "여기에 기민히 대응했으나 올해는 더욱 예상하지 못한 위험과 파고를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경각심을 높였다.

이에 SK텔레콤은 AI 빅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AI&CO로 기존 AI서비스단 이름을 변경하고 기존의 T3K 조직을 딥러닝 기반 대화형 AI와 AI 가속기, 데이터분석 플랫폼, 모바일에지컴퓨팅(MEC) 클라우드 개발에 집중토록 했다.

KT도 수십 년간 지속해온 조직 구조를 환골탈태하고 지역 본부에 더 많은 책임을 부여했다.

구현모 KT 대표는 "코로나19로 과거에 겪지 못한 변화와 어려움이 1년 내내 지속됐다"며 "40년 가까이 이어진 11개 본부 체계를 6개 광역 본부 체제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것이 큰 성과다"고 말했다.

아울러 "AI와 클라우드 분야에서 400여명의 실무형 미래 인재도 육성했다"며 "케이뱅크의 그룹사 합류, KTH와 KT엠하우스의 합병, 현대HCN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굵직한 변화를 이뤄냈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LG유플러스로 합병된 LG헬로비전(구 CJ헬로비전)은 고객 가치 혁신 랩(Lab)을 만들고 디지털혁신(DX)팀을 DX랩으로 격상하기도 했다.

또 사업의 무대를 가정과 지역으로 구분하고 렌털 등의 사업은 컨슈머 사업 그룹에, 미디어 등 지역 사업은 커뮤니티 사업 그룹으로 재편했다.

◇ 통신과 고객은 불가분의 관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통신 서비스를 영위하는 만큼, 고객 가치 제고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 맞게 개별 기업이 고객 중심의 서비스와 상품을 갖춰야 한다는 데에는 CEO 간 이견이 없었다.

박정호 대표는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께 우리의 ICT 역량을 통해 도움을 줄 방안을 모색해 보자"며 "사회 구성원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사랑받는 빅테크 기업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고객 중심 경영을 재차 강조하며 "고객에 미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의 요구에 충족하는 활동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며 "품질만큼은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황현식 대표이사 사장을 내부 출신으로서 최초로 선임하고 고객 가치 중심의 사업 전략을 수립했다.

황 대표는 그간 LG유플러스에서 컨슈머 사업부를 총괄해온 '고객통(通)'이다.

이에 취임 후 바로 CEO 직속으로 고객서비스·품질혁신센터를 신설하고 기존의 품질 조직 및 홈 개통, 애프터서비스(AS) 조직, 고객센터 등을 통합했다.

KT는 올해 비전으로 '고객의 삶의 변화와 다른 산업의 혁신을 리딩하여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한다'를 내세웠다.

구 대표는 "우리의 역량과 기술, 열정으로 혁신의 돌파구를 고민해 고객들을 선도할 것"이라며 "고객과 소통, 주인 정신, 본질 등을 핵심 가치로 삼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는 "고객의 니즈가 곧 헬로비전의 전략이다"며 "고객의 이용 만족도를 높이고 고객 가치 혁신을 일구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다"고 고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했다.

◇ 올해도 녹록잖다…신사업 확대 시급

포스트 팬데믹에 대비한 사업 방향도 제시했다.

통신 3사는 일제히 AI 기술을 신성장 동력으로 꼽으며 개별적인 전략을 공개했다.

SK텔레콤은 전 사업 부문에 AI를 적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지향한다.

박정호 대표는 "우리는 이미 많은 서비스에 AI를 적용하고 있지만, 아직 완벽하지는 않다"며 "고객의 요구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AI 기반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KT는 디지코(Digico)로 전환을 강조하며 올해가 KT그룹의 미래를 결정할 해라고 진단했다.

특히 미래 성장 산업으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바탕으로 한 미디어, 콘텐츠, 로봇,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도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구현모 대표는 "2021년은 지속되는 코로나 상황과 소비 위축, 비대면 전환 등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다"며 "올해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향후 10년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AI와 클라우드를 비롯한 신사업 분야 개척이 언급됐다.

구 대표는 "차별화된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타 산업의 필요를 채워줘야 한다"며 "이를 충족한다면 새로운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기존 주력 산업을 비롯해 미디어와 콘텐츠, 로봇,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시장 규모와 성장성이 큰 신사업에도 도전할 준비를 마쳤다"고 자평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도 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신사업을 확장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컨슈머 사업에서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와 고객 데이터를 통해 광고 및 구독형 서비스 등 연관 사업으로 확장해야 한다"며 "기업 사업 부문에서는 스마트 팩토리, 자율주행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솔류션을 확보해 사업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LG헬로비전은 신사업으로 가전 렌털사업과 클라우드 PC를 비롯해 케이블TV 영업망을 활용한 전기차 충전 사업 등을 꼽았다.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는 "DX팀을 DX 랩으로 승격해 데이터 기반 사업을 강화하겠다"며 "올해는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본격적인 시너지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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