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이윤구 기자 = 대한상의 회장에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맏형'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추대되면서 경제계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은 1일 오전 중구 상의회관에서 회장단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박용만 회장의 후임에 최태원 회장을 단독 추대했다.

최태원 회장이 수락하면 오는 23일 서울상의 의원총회에서 서울상의 회장으로 최종 선출된다.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함께 맡는 관례에 따라 최 회장은 내달 24일 대한상의 의원총회를 거쳐 회장에 오른다.

대한상의 회장의 임기는 3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대한상의는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아우르는 국내 최대 종합경제단체로 서울상의를 비롯해 전국 73개 지방 상의를 대표한다.

회원사는 18만 개에 달하며 세계 130여 개국 상공회의소와 글로벌 네트워크도 구축돼 있다.

그동안 4대 그룹 총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장직을 맡았다.

최태원 회장의 부친인 고(故) 최종현 SK 창업 회장도 1993년부터 1998년까지 전경련 회장을 지내면서 재계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했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태로 4대 그룹이 전경련을 탈퇴하면서 위상이 약화했다.

이와 달리 대한상의는 산업계를 대표해 경제 현안과 관련한 의견을 정부에 전하고, 규제샌드박스 등을 통해 규제 개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위상을 높였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과 동반성장을 강조해온 최 회장이 대한상의 수장에 오르면 상생협력에 앞장설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 회장이 4대 그룹 총수의 '맏형' 역할을 맡은 만큼 대한상의 위상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최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과의 여러 차례 회동을 주선하며 재계의 구심점으로 부상해 왔다.

SK그룹의 사회적가치 축제인 '소셜밸류커넥트(SOVAC) 2020' 행사에 정의선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의 동참을 이끌며 사회적가치를 확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기도 하다.

위상이 더욱 강화된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최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역할을 재계 전반에 주문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7년부터 경영·투자철학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과 상생, 시장 신뢰를 중심으로 한 '딥체인지'(근본적 혁신)와 '파이낸셜 스토리'를 강조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외쳐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사회·환경·지배구조가 팬데믹 이후 트렌드로 떠오른 데 따라 기업들이 친환경 사업, 사회적 가치, 신뢰받는 지배구조 등을 추구하는 ESG 경영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나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SK그룹은 이미 사회적 기업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금전적으로 보상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 계열사 SK하이닉스가 최근 10억달러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하는 등 ESG 경영 행보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그린본드는 환경친화적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한 용도에 목적이 제한된 특수 채권이다.

최 회장의 경영철학과 SK그룹의 행보가 확산하면서 ESG 경영 철학이 한국 경제계 전반으로 자리 잡을 확률이 높다.

최 회장이 동반성장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까지 아우르며 상생협력을 강화하며 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대한상의 회장직을 맡는 데 박용만 회장의 설득과 함께 최 회장의 적극적인 의지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업무 파악을 이미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회장에 취임하면 적극적으로 사회적 가치와 ESG 경영 확대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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