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주주친화' 선택했다…'뉴ICT' 기업가치 확대 숙제
SKT, '주주친화' 선택했다…'뉴ICT' 기업가치 확대 숙제
  • 김경림 기자
  • 승인 2021.04.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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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SK텔레콤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인적분할 방식을 선택한 배경에는 주주들의 반발을 무마하고, 주주가치 제고라는 의지를 확고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배구조 개편의 목적이 기존 통신사업의 고도화와 더불어 비통신 사업의 기업가치 확장과 특히 SK하이닉스의 공격적 투자 및 인수·합병(M&A) 추진에 있는 만큼 개편안의 주주총회 통과를 위해선 결국 주주 친화적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인적분할을 할 경우 기존 주주들은 나뉘는 회사 지분을 각각 나눠 받게 돼 5G로 탄력을 받은 통신 사업과 인공지능(AI), 미디어 등 신성장 사업 등의 주식을 모두 보유해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SK텔레콤은 14일 주주가치 제고와 성장 가속화를 위해 AI&디지인프라컴퍼니(존속회사)와 ICT투자전문회사(신설회사)로 인적분할하는 지배구조 개편 추진을 공식화했다.



◇ 주주 배려한 최선의 선택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볼 점은 신설되는 중간지주사와 SK㈜를 합병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그간 중간지주사를 만들 경우 결국엔 엄청난 할인율을 적용받아 지주사에 합병, 주주들은 손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다.

하지만, 이날 박정호 사장이 직접 당분간은 이 같은 합병을 하지 않겠다고 밝힘으로써 주주들도 일단은 안심을 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인적분할은 선택함으로써 기존 회사 주주들이 새로 만들어지는 회사의 지분도 전과 동일하게 가져갈 수 있다.

이에 SK㈜도 신설 중간지주사와 SK텔레콤 사업회사의 지분을 각각 26.8%씩 보유하게 된다.

지분율 희석에 대한 부담이 덜한 까닭에 인적분할은 주주에게 지분 소유에 선택권을 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주가에도 유리하게 작용해왔다.

앞서 인적분할을 진행한 대림산업의 경우 재상장 첫날 시가총액이 2조9천억원에서 3조6천억원으로, 현대산업과 현대중공업은 각각 3조5천억원에서 4조4천억원, 12조5천억원에서 16조8천억원으로 상승한 바 있다.

반면, 존속회사와 신설회사로 나누는 물적분할의 경우 주주 가치가 희석된다는 우려가 있다.

기존 사업부가 떨어져 나가는 형태임에도 기존 주주들이 새로 만드는 법인의 주식을 보유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LG화학은 지난해 배터리 사업 부문을 독립 법인으로 분할한다고 발표한 10월30일 주가가 6%대로 급락하기도 한 바 있다.

LG화학의 경우 단기 급락에 그쳤으나 그만큼 물적분할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단 얘기다.

◇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비용 문제 부각…윈윈 전략 모색

이번 구조 개편은 몇 년 전부터 예정된 수순이었다.

이미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2017년 취임과 함께 지배구조 개편을 예고했고 이후로도 꾸준히 시장과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관련한 소통을 지속해왔다.

지배구조 개편이 논의된 데에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내년부터 시행된다는 점이 영향을 줬다.

개정되는 공정거래법은 신규 지주사가 자회사 지분 30% 이상 확보하도록 명시한다.

이에 SK텔레콤은 자회사 SK하이닉스의 지분을 20%가량 갖고 있어 추가 지분 확보에 10조원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도 SK의 자회사가 됨으로써 추가적인 인수·합병(M&A)에서 운신의 폭도 커진다는 부분도 지배구조 개편의 중요한 이유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는 M&A를 할 때 상대 기업의 지분 100%를 인수해야 하는 반면, 자회사는 현재 20%, 내년부터는 30%만 사들이면 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손자회사가 아니라 자회사로 변경됨에 따라 향후 신규 M&A를 진행할 때 들어가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공격적인 행보도 예상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신설 회사는 국내외 반도체 관련 회사에 적극적으로 투자함으로써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강화하는 중책을 맡는다"며 "과거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 투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보다 더욱 활발히 투자할 것이다"고 전했다.



◇ 뉴 ICT 핵심 자회사들 이탈…남은 과제는

투자회사로 이동하는 모빌리티와 커머스 등 핵심 자회사들은 기존 SK텔레콤 전체 영업이익 중에 24%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덩치가 커진 곳들이다.

하지만 이전까지는 SK텔레콤의 자회사라는 이름으로 평가되는 부분이 있었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실적과 사업 비전을 제시하는 등 각개전투에 들어가야 한다.

SK인포섹과 합병한 ADT캡스는 그간 통신사업이라는 틀에 갇혀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으나 이번 인적분할로 재조명될 공산이 크다.

ADT캡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264억원, 당기순이익 226억원을 기록한 알짜 자회사다.

현금성 자산도 1천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어 추가적인 M&A를 통한 외형 성장도 가능하다.

티맵모빌리티는 최근 사모펀드로부터 4천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가운데, 차별적인 사업 모델을 추가로 보여줘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어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우버와 함께 이달부터 우티(UT) 운영을 시작했으나, 이미 카카오모빌리티가 80%의 점유율을 차지한 택시 호출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낼지 미지수다.

향후 주차, 광고, 보험 연계 상품 등의 플랫폼 사업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운 가운데 2025년께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이전까지 뚜렷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적분할로 이전까지 통신사업자라는 이름에 가려졌던 자회사들의 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며 "기존 주주 입장에서도 만족할 만한 결정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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