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TV 판매 목표를 연초 대비 축소했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급 부족과 포스트 코로나에 따른 TV 수요 둔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TV 판매 목표를 4천300만대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 목표로 설정한 4천800만대에서 500만 대가량 줄인 것이다.

삼성전자가 TV 판매 목표를 이처럼 낮춰 잡은 것은, LCD 패널 공급 부족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전해졌다.

LCD 패널은 디스플레이 주요 부품인 디스플레이구동칩(DDI)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서 함께 공급이 줄었다.

DDI는 LCD나 올레드(OLED)와 같은 디스플레이에서 디지털 신호를 수신해 사람이 볼 수 있는 아날로그 신호로 전환해 주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TV 수요가 급등하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족이 심화하면서 DDI 품귀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DDI는 생산 리드타임이 평균 8주 이상으로 길고, DDI가 주로 생산되는 8인치 파운드리의 생산능력이 한정적이라 공급 확대가 제한적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서버, 사물인터넷(IoT), 전기차 등 여러 방면에서 반도체 수요가 지속해서 늘고 있는 만큼 관련 부품 수급이 업체별 시장점유율 증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도 "최근 DDI 공급사들이 공급 부족과 사업전략 등을 이유로 고객사에 배정했던 DDI 물량을 재조정했다"며 "DDI는 올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목표 출하량을 달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DDI 등 부품 공급 문제에 따른 우려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코로나 펜트업(억눌린 수요) 특수가 시들해지면서 올해 하반기 이후 실적 부진이 가시화되고 있기도 하다.

통상 연말로 갈수록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형 유통행사와 가전업계의 판촉 경쟁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지는 게 보통인데 올해는 펜트업 특수가 없어지며 오히려 역성장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TV 시장은 피크 아웃이 본격화되며 지난해 3분기 출하량인 6천290만9천대보다 20% 이상 줄어든 5천39만8천대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올레드 TV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급 TV 출시에 주력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말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제품을 양산을 시작했다.

2019년 10월 QD 생산라인(Q1) 투자를 공식화한 후 2년여 만에 양산을 시작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해당 패널을 적용한 TV를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2'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급 TV인 올레드 TV는 평균 판매단가가 LCD TV보다 크게 높다.

올해 3분기 전 세계 TV 시장에 판매된 LG 올레드 TV의 평균 판매단가(ASP)는 1천863.5달러로, 전 세계 시장에 판매되는 LCD TV ASP인 643.5달러의 3배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패널 부족 현상에 따라 LG와 손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요 공급처인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라인을 내년 중 폐쇄하는 데 따라 다른 공급처를 찾아야 하는 입장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廣州) 공장 램프업을 통해 오는 2023년 1천100만대의 올레드 패널 공급이 가능한 상태다.

전세계에서 최초로 올레드 TV를 선보인 LG전자 역시 삼성전자의 올레드 TV 출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LG전자는 지난달 진행한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새로운 경쟁형태로 인해 약간의 경쟁 심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올레드 생태계 확대 관점에서 시장에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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