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고점 후 12개월간 연간 실질수익률 및 가격 변화
CE

(뉴욕=연합인포맥스) 윤영숙 특파원 =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주가를 끌어 올리는 데 실패했다.

지표 발표 이후 지수는 오름세를 보였으나 결국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1% 이상 하락하고, 나스닥지수는 3% 이상 떨어졌다.

애플은 5% 이상 하락하며 3월 저점을 하향 돌파하며 150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테슬라의 주가도 8% 이상 밀렸다.

시장은 그동안 4월 소비자물가가 인플레이션이 고점(peak)에 이르렀다는 판단을 강화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헤드라인 CPI는 전년 대비 8.3% 올라 전달의 8.5% 상승보다는 둔화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고, 결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전망도 강화됐다.

근원 CPI는 전월대비 0.6% 상승하고, 전년 대비로는 6.2% 올랐다. 이는 전달의 0.3%, 6.5% 상승과 비교해 전월대비 수치가 다시 오름세를 보여 전문가들의 우려를 샀다.

11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존 히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적어도 오늘 발표된 CPI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이 잠정적으로 고점에 이르렀다는 증거가 주식이나 국채에 분수령(watershed moment)이 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더 하락하고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하더라도 2023년 여름 연준이 긴축 정책을 중단하기 직전까지 시장의 운이 결정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했지만, 지속적인 인플레 하락을 이끌 정도로 충분하지 않았으며, 결국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다시 75bp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토로의 칼리 콕스 미 투자 담당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지금처럼 뜨거운 상태를 유지하면 연준이 금리 인상에 있어 계속 강경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지금까지 목격한 것처럼 투자자들이 소화하기에는 힘든 약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와 기업의 수요가 여전히 강하기 때문에 정책 당국자들은 연착륙을 고수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주식과 가상화폐는 연준이 제대로 통제하고 있다는 증거를 더 보기 전까지는 바닥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라고 말했다.

콕스는 다만 "이와 같은 특이한 매도세는 고점보다는 바닥에 근접했을 수 있다"라며 "우리는 그저 폭풍우를 이겨내기만 하면 된다"라고 조언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히긴스는 과거 사례를 보면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자료가 나오더라도 주식이나 채권이 코너를 돌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에 인플레이션이 고점에 이르고 처음 12개월간 10년물 국채의 성과가 저조했다며 이는 연준이 더 긴축적인 정책을 채택한 것과 때를 같이한다며 국채금리는 1981년 여름, 즉 연준이 고점에서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던 때에 고점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히긴스는 "유사하게 인플레가 고점을 찍은 12개월간 미국 주가도 약세를 보인 것은 연준의 더 긴축적인 정책이 경제에 뒤늦게 반영된 데 따른 것"이라며 1981년 7월~1982년 11월까지 미국이 깊은 침체를 경험한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경고했다.

ys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5시 0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